윤석열 대통령이 4일 박순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김승겸 합동참모본부 의장 임명을 재가했다. 앞서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고 임명된 김창기 국세청장에 이어 새 정부 들어 청문회 없이 기용된 두 번째 사례다.
윤 대통령은 또 사법연수원 동기(23회)인 송옥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이날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로 지명했다.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자진 사퇴 형식으로 낙마했다.
윤 대통령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순방 직전인 지난달 23일 박순애·김승희·김승겸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재송부를 일괄 요청했다. 지난달 29일 재송부 기간이 끝나 언제든 임명 가능한 상황이다.
윤 대통령은 김승희 후보자가 이날 오전 자진 사퇴 형식으로 낙마한 직후 곧바로 박 장관, 김 합참의장 임명을 강행했다. 김 후보자의 경우 지금까지 제기된 부동산 투기 의혹과 정치자금 유용 의혹 등은 중대 결격 사유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분위기였지만, 중앙선관위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김 후보자를 검찰에 수사 의뢰하면서 대통령실 분위기가 바뀌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오전 입장문을 내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부인하면서도 “이러한 사실과 별개로 최종적으로 관리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에 대해 겸허하게 받아들이고자 한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공정거래위원장에 내정된 송 교수는 윤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동기로 연수원 시절 행정고시와 외무고시에 모두 합격하며 ‘고시 3관왕’을 달성했다. 상법 분야 권위자로 알려졌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송 교수는 규제 완화와 기업 지원 등 정부가 자유시장 경제를 최대한 보장하는 역할을 하는 데 적합한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송 교수는 2014년 서울대 제자들과 저녁 자리에서 외모 비하 발언 등으로 논란에 휘말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가보훈처 차장에 윤종진 지방자치인재개발원장을,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장에 이성해 새만금개발청 차장을 발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