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서양식 세계지도인 만국전도(萬國全圖)가 30년만에 경북 예천박물관으로 이관됐다.
6일 예천군은 조선시대 울릉도·독도의 지리 인식을 대변하는 자료로 가치도 높은 만국전도 1점을 환수했다고 밝혔다.
만국전도는 1989년 8월 보물로 지정됐다. 1993년 9월 서울 동대문구에서 도난당한 후 2018년 11월 한 골동품업자 아내가 운영하는 안동의 모 식당 벽지 안에 숨겨져 있던 것을 경찰과 문화재청 사범단속팀이 공조해서 회수했다. 이후 국립문화재연구원 보존과학센터가 보존 처리하고 보관했다.
만국전도는 예천군 용문면 상금곡리 출신으로 승정원 승지를 지낸 돈우당 박정설(1612∼1693)이 이탈리아 선교사 줄리오 알레니(1582∼1649)가 만든 한문판 세계지리서 ‘직방외기’에 실린 만국전도를 1661년 채색·필사해 만든 지도다. 이 지도는 국내 현존하는 서양식 세계지도 가운데 가장 이른 시기에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예천군 관계자는 “알레니의 만국전도에는 없는 울릉도와 백두산이 표시돼 있어 조선 시대 지성계의 영토 인식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라고 설명했다. 군은 10월25일 ‘독도의 달’에 만국전도를 일반인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김학동 예천군수는 “도난당한 문화재가 30년만에 제 자리로 돌아오게 돼 다행이다”면서 “문화재 환수 기념식과 기획전시 등을 개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