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시민 절반 “결혼, 안 해도 그만”

女 가족개발원 2020 인식 조사
10년 전보다 14.2%P 늘어나
“비혼 부모 동의” 32%… 12.5%P↑

울산시민들은 결혼에 대한 생각이 10년 전과 비교해 어떻게 바뀌었을까. 울산여성가족개발원이 이에 대한 답을 찾는 사회조사 결과를 6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2020년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시민은 13.6%로, 2010년(19.6%)보다 6%포인트 줄었다. 반면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는 응답은 46.3%로 10년 전보다 14.2%포인트 늘었다. 성별로는 남성보다 여성이 ‘반드시 해야 한다’와 ‘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낮았고, ‘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의견은 여성이 남성보다 약간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울산여성가족개발원은 “결혼에 대한 가치관·인식 변화와 더불어 청년실업률 증가, 지역 내 조선업 불황 등으로 청년인구 유출이 늘어난 것 등이 이러한 변화를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자녀에 대한 생각도 바뀌었다. 결혼을 하면 자녀를 가져야 한다는 의견에는 남성이 여성보다 ‘동의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높았지만, ‘반대한다’는 의견은 여성이 더 많았다. 결혼을 하지 않고 자녀를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은 이전 조사보다 늘었다. 2020년 비혼부모에 대한 질문에 ‘동의한다’는 응답(32.0%)은 12.5%포인트 늘어났다. 반면 ‘전적으로 반대한다’는 응답은 10년 전보다 12.8%포인트 낮은 33.7%로 집계됐다.

남구 신정동에 거주하는 김보민(30)씨는 “아이를 낳고 기르는 일엔 많은 희생이 뒤따라야 하다 보니 출산과 양육이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최근 비혼 상태에서 아이를 낳고 잘 키우는 연예인 모습을 보면서 멋지다고 생각했다”며 “꼭 자녀를 바란다면 결혼이라는 형식에 얽매이지 않아도 된다고 본다”고 밝혔다.

결혼을 하지 않고 동거하는 것이나 국제결혼에 대한 생각은 유연해졌다.

동거에 대해 동의하는 응답은 61.0%로, 2010년보다 17.1%포인트 많았다. 2010년에 비해 2020년 외국인과 결혼해도 상관없다는 질문에 동의한 시민은 7.6%포인트 증가한 66.6%로 나타났다. 이혼에 대해선 10년 사이 ‘어떤 이유라도 이혼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은 6.8%포인트 줄었고, ‘이유가 있으면 이혼하는 것이 좋다’는 11.8%포인트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