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압박에… 한은, 사상 첫 ‘빅스텝’ 가능성

내주 13일 금통위 결정에 촉각
글로벌 투자은행 “0.5%P ↑
연말 2.75∼3.0% 도달 관측”
사진=연합뉴스

오는 13일로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사상 첫 빅스텝(한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시장에서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향후 물가상승률 등을 반영한 추가 빅스텝과 경기침체 가능성 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이달 한은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올릴 것으로 6일 전망했다. 지난달까지는 한은이 올해 7·8·10·11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인상할 것으로 예측했던 것에서 이달 빅스텝에 나설 것이라고 수정한 셈이다.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한국 소비자물가상승률(6.0%)이 199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점을 언급하며 “5월 금통위 이후 물가 상방 압력과 성장 둔화 우려가 모두 커졌으나, 한은은 다가오는 회의에서 여전히 물가 상승 압력을 더욱 지배적 위험으로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5월 금통위 회의록에서 일부 위원들이 정책금리(기준금리)의 ‘선제적’, ‘빠른’ 조정 필요성을 언급하는 등 ‘매파적’(통화긴축적) 모습을 보인 점, “빅스텝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언급이 나온 점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이처럼 미국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소비물가 상승률과 기대인플레이션이 지속상승하면서 투자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에서 기준금리 전망치를 연이어 상향하고 있다. 씨티그룹과 JP모건, 바클레이스 등 이달 들어 전망치를 수정한 투자은행들은 모두 한은의 빅스텝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이후 세 번의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인상해 연말 3.00%에 도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모건스탠리는 이번 인상 사이클에서 최종 기준금리가 2.75%가 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은 유지했다. 한은이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상했던 만큼 향후 급격한 긴축 가능성이 크지 않고, 연말로 갈수록 물가상승 위험보다는 성장 둔화 위험이 더 커질 것이라는 점에서다.

앞서 한은은 올해 5~7월 물가상승률이 5%를 상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6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6.0%를 기록하는 등 상방 압력이 커짐에 따라 시장에서는 올해 3분기에 물가상승률이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물가상승률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의미로, 이에 대응하기 위해 8월 추가 빅스텝의 가능성도 제기된다.

모건스탠리는 한국의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종전 4.8%에서 5.1%로 상향 조정했다. 모건스탠리는 공급과 수요 측 물가상승 압력이 모두 높다고 밝혔다.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종전 3.2%에서 2.8%로 낮추면서 “내년에는 기저효과로 인플레이션 수준이 둔화하겠으나, 공급측 요인이 모두 사라지지 않아 평년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