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 임명한 이준석 중징계 주도한 이양희… '얄궂은 인연'

박정희 전 대통령 정적·7선 의원 출신 이철승 딸
이준석과 2011년 한나라당 비대위에서 첫 인연
국민의힘 이양희 중앙윤리위원장이 7일 오후 국회에서 이준석 대표의 ‘성상납 관련 증거인멸 교사' 의혹에 대한 징계 심의를 위해 회의실로 향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에 대한 ‘당원권 정지 6개월’ 중징계를 주도한 이양희 당 중앙윤리위원장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대표로선 자신이 임명한 윤리위원장에 의해 정치생명에 치명상이 될 수밖에 없는 징계 결과를 받아든 셈이다. 정치권에서는 이 위원장이 이 대표와는 11년 전 한나라당 비대위에서 처음 만난 인연으로 윤리위원장까지 맡게 됐으나, 결과적으로 중징계를 주도한 셈이 됐으니 두 사람의 인연이 얄궂다는 말이 나온다.

 

이 위원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정적(政敵)이자 고(故) 김대중(DJ)·김영삼(YS) 전 대통령과 재야 시절 ‘40대 기수론’을 이끌며 어깨를 나란히 하던 7선 의원 출신 야권 정치인 이철승 전 신민당 대표의 딸이다.

 

그는 미국 조지타운대 불어불문학과와 미주리대 특수교육학 석사·박사 과정을 마치고 1991년부터 성균관대 아동학과 교수로 재임하고 있다. 2014년 한국인 최초로 유엔 미얀마 인권 특별보고관으로 임명돼 지난해까지 활동하기도 했다.

 

정치권과는 2011년말 당시 박근혜 위원장이 이끌던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에 외부 인사 6명 중 한 명으로 참가하면서 인연을 맺는다. 당시 26세의 이준석 대표도 나란히 비대위원으로 참여하면서 여의도에 처음 발을 들였다.

 

이 위원장은 2020년 7월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의 당무감사위원장을 맡은데 이어 지난해 10월 이 대표로부터 중앙윤리위원장으로 임명된다. 지난 4월21일 이 대표에 대한 징계 절차가 개시되자 엄청난 관심과 압력이 쏟아졌고 이는 공정성과 독립성을 추구하는 윤리위에도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표가 끊임없이 윤리위 측에 날리는 견제구에 맞서 이 위원장은 지난달 21일 해외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직후 사실상 이 대표를 겨냥한 입장문을 내고 징계 심의에 단호한 입장을 피력하기도 했다.

 

이 위원장의 아들 김남선(44) 씨는 지난해 말 네이버의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임명되면서 화제를 낳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