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대명’ 기류 속 친문계 대립각… ‘친명 vs 반명’ 대결 구도

민주 全大 후보등록 마감 일주일 앞으로

당대표 후보군 거의 확정 양상
이재명 빼면 컷오프 두명 남아
‘李에 직격탄’ 설훈 약진 관측도

최고위원 선거도 ‘明心 각축전’
정청래·장경태·박찬대 등 물망
‘李 선거 책임론’에 이변 가능성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왼쪽에서 세 번째)이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98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동료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오는 18일 후보 등록 마감일을 1주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친명(친이재명)계와 이재명 의원을 반대하는 반명계 구도로 굳어지고 있다. ‘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어대명) 기류가 강하지만 친문(친문재인)계가 세가 큰 만큼 친문계 후보로 낙점된다면 상당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재 민주당에서는 당대표 후보군이 거의 확정된 가운데 3명을 남기는 컷오프에서 누가 살아남을지가 관심이다. 이 의원이 한 자리를 차지하고 나면 다른 두 자리 중 하나는 친명계와 대립각을 세운 친문계가 차지할 것이라는 예측이 공감을 얻고 있다. 특히 이 의원 출마를 면전에서부터 말린 설훈 의원이 약진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설 의원은 친이낙연계 좌장이면서도 이 의원과 가장 대립각을 세워왔다. 민주당 관계자는 10일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어대명 기류가 강하더라도 당내 최대 지분은 여전히 친명·친문 두 세력이 양분한 상황”이라며 “친문 주자 혹은 대표 반명 주자로 낙점된다면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강병원·강훈식·박용진·박주민 등 97그룹 주자들이 ‘세대 교체’를 내걸면서도 이 의원 비판에 나선 것도 이러한 구도를 의식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대(對)이재명 구도로 흘러가는 당대표 선거처럼 최고위원 선거도 이 의원과 가까운 후보들과 그렇지 않은 후보들이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3선 정청래 의원은 이 의원의 러닝메이트를 자처했다. 정 의원은 전날 국회 본청 정문 계단에서 열린 이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를 요구하는 집회에 참석, “이재명 대통령-정청래 당대표를 꿈꿔 왔지만, 이재명 당대표-정청래 최고위원으로 수정해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날 최고위원 도전장을 낸 초선 장경태 의원은 이 의원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과의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친명계인 무소속 민형배 의원 복당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기도 했다. 박찬대 원내수석부대표가 직을 던지고 이 의원과 러닝메이트로 나설 수 있다는 예측도 있다. 박 수석은 이날 이 의원의 광주 일정에 동행하기까지 했다.

친문계에서는 문재인정부 청와대에서 대변인을 지낸 고민정 의원과 홍보소통수석이던 윤영찬 의원이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최고위원 컷오프를 결정짓는 중앙위원회 구성원들은 광역 기초단체장, 기초의회 의장단 등 이번 지방선거에서 치명타를 입은 인원이 많다. 이 의원 책임론이 적잖았던 만큼 최고위원 선거가 ‘어대명’과는 다른 기조로 흐를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한편 이날 최고위원 출마 선언을 한 3선 서영교 의원은 현재 당내 세력 싸움에는 다소 거리를 두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 춘추관장을 지냈고, 지난 대선 경선에서는 정세균 전 총리를 도왔다. 지난 대선에서는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상황실장을 지내기도 했다. 계파에 관련해 서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의원이 저를 믿었으니 여성 최초로 총괄상황실장을 부탁하지 않았겠나”라며 친명 대 반명 구도와는 거리를 뒀다. 출마 선언 자리에서도 “어느 계파라고 묻는다면 오직 ‘당원 계파’, 오직 ‘국민 계파’라고 말씀드리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서 의원은 최근 당내 3선 의원 모임 자리에서 최고위원 후보로 추대된 것으로 전해졌다. 3선 모임 좌장은 도종환 의원으로 친문으로 분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