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지자체 최초 창단 6월부터 순회 공연 나서 “부족함 있지만 열정은 가득 하루 3시간 연습 완성도 높여”
“일반인과 다른 단원들에게 음악은 직업 활동인 동시에 세상과 소통하는 수단입니다.”
11일 인천 서구 사회복지법인 인정재단에서 만난 시립장애인예술단 정지선(사진) 원장은 단원들과 음악의 관계를 이같이 소개했다. 이날 정 원장은 연습이 한창인 단원들 사이에서 바이올린을 직접 연주하며 호흡을 맞췄다. 오전 10시부터 1시간 동안 계속된 연습 도중 가끔 화음이 어긋나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단원들을 다독이며 응원의 메시지를 건넸다. 예술단 운영은 올해 초 위탁 공모를 거쳐 인정재단이 맡고 있다.
인천시는 3월 전국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시립장애인예술단을 창단했다. 음악적 재능이 있는 장애인들에게 교육·훈련으로 능력을 개발토록 하는 동시에 취업 기회를 제공해 경제적인 자립을 돕기 위해 예술단을 만들었다.
정 원장은 사회복지사와 장애인 재활상담사 1급 자격을 가진 전문가로 앞서 인천장애인종합복지관을 비롯해 이 분야 경력만 20여년이다. 근무 과정에서 음악 프로그램을 직접 선보인 경험과 아마추어 오케스트라에 몸담았던 경력을 기반으로 예술단에 합류했다.
정 원장은 “개인 기량이 다르고 특히 규칙적으로 특정 행동을 하거나 소리를 내는 이들도 있어 합을 맞추는 과정은 쉽지 않다”면서 “신체·정신적 불편함이 다소 있지만 무엇보다 음악을 대하는 열정은 그 누구보다 강하다”고 강조했다.
기본적으로 구성원들은 오디션을 거쳐 선발된 만큼 플루트, 피아노, 트럼펫, 첼로 등 각자 맡은 파트를 무리 없이 소화해 낸다. 일부 음대를 졸업한 실력자도 있다. 4월 본격적으로 합주를 진행해 최근 순회공연에 나섰다. 지난달 9일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초청연주를 시작으로 13일 인정재단 20주년 창단 연주회, 16일 LH가든쇼 등 크고 작은 무대를 성공적으로 치렀다. 전문 오케스트라 못지않은 실력을 선보여 관객들로부터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써 음악의 완성도를 높이고 기량을 최대한 이끌어 내면 충분히 수준 향상이 가능합니다. 왕성한 활동으로 모든 관람객들에게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다르지 않음을 느끼도록 하겠습니다.”
정 원장은 “평일에 오전·오후 하루 3시간씩 악기를 다루며 구슬땀을 흘린다. 하지만 아직 단원들이 완전히 모집되지 않아 현 상황에서 연주가 가능한 곡을 선택한다”면서 “악기 구성에 따라 별도의 편곡 작업이 필요하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예술단은 목표 정원이 20명이지만 현재 9명으로만 꾸려진 상태다. 부족한 인원은 수시로 채우고 있다.
운영 측면에서 기존 장애인 예술단과 달리 매우 안정적이란 것이 큰 장점이다. 지자체에서 인건비를 포함한 행정·재정적 지원을 뒷받침하기 때문이다. 현재 임시로 갖춰진 연습실과 사무국도 조만간 전용건물로 옮긴다. 새 공간으로 이사한 후 개관 연주회를 열어 예술단을 알리고 홍보하는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다.
정 원장은 “비장애 연주자들이 시향 단원이 되고 싶어 하는 것처럼 우리 예술단원도 실력을 갖춘 장애인 연주자라면 누구나 합류하고 싶도록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