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 선택 사망자 87%가 정신질환… 치료·상담 비율 15%뿐”

인천시 자살예방센터·가천대 길병원 공동 연구팀 연구 결과
“사망자 93%가 극단적 선택 암시 보내지만 유족 17만 인식”
“극단적 선택·정신질환 연관 커…주변인들, 경고신호 인식해야”
게티이미지뱅크

 

국내에서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사람 중 87%가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지만, 제대로 된 치료나 상담을 받은 비율은 15%에 불과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극단적 선택과 정신질환이 밀접한 연관이 있으며,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족을 포함한 주변인들이 경고 신호를 인식해 적절한 도움을 줘야한다고 연구팀은 조언했다.

 

11일 가천대 길병원에 따르면 인천광역시 자살예방센터 배미남 부센터장과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서은·강승걸 교수는 최근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과 함께 2016년부터 작년까지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뒤 심리 부검이 진행된 46명의 유족 면담 결과를 분석했다.

 

이번 연구는 국내 자살률이 OECD 평균의 2배를 상회하지만, 관련 요인을 살펴본 연구는 매우 부족한 가운데 이뤄줘 주목을 받았다.

 

심리부검은 유가족 면담과 각종 기록을 통해 고인의 사망 전 정신건강 상태나 행동 변화 등을 확인하고 구체적인 자살 원인을 검증하는 것이다.

 

연구 결과, 분석 대상자 46명 가운데 40명(87%)이 사망 전 정신질환을 앓았던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사망 전까지 치료나 상담을 계속 받은 사람은 7명(15.2%)에 불과했다.

 

연구진은 자살과 정신질환이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으며 정신질환 치료를 지속하는데 있어서 부정적인 편견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함을 시사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분석 대상자의 93.5%인 43명이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 경고 신호를 가족 등에게 보냈지만, 이들 중 8명(17.4%)의 유족만 이를 인식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극단적 선택과 정신질환이 매우 밀접한 연관이 있으며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족을 포함한 주변인들이 경고 신호를 인식해 적절한 도움을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배 부센터장은 “이번 연구는 극단적 선택 행위와 관련한 요소를 파악해 향후 효과적인 예방 정책을 수립하는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진행했다”며 “극단적 선택 고위험자뿐 아니라 가족들의 정신건강을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국제환경연구 및 공중보건 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Environmental Research and Public Health)’ 최근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