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가 무한 변신 중이다. 차에 기름을 넣는 곳에 그치지 않고 디지털아트를 감상하는 공간이 되기도 하고, 캠핑카 오폐수를 처리하는 시설로 캠핑족의 성지가 된 곳도 있다. 북카페로 인기를 끌기도 하고, 동네 응급처치소 역할을 맡기도 한다.
12일 현대오일뱅크는 서울 사당셀프주유소 벽면에 옥외형 LED(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를 설치하고 디지털 작품을 전시한다고 밝혔다. 주유소가 디지털아트 갤러리로 변신하는 셈이다.
지난 4월 경남 김해시 장유동에는 ‘빵집 주유소’라는 이름의 에쓰오일 주유소가 들어섰다. 이 주유소에는 방송인 노홍철이 운영하는 북카페 ‘홍철책빵’이 입점해 있다. 북카페 오픈 전부터 소문이 나더니 평일에도 기다리는 줄이 생길 정도로 인기다. 빵집 주유소를 보려고 김해를 방문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K에너지는 올해 초 소방청과 업무 협약을 맺고 ‘우리동네 응급처치소’ 사업을 하고 있다. 주유소에 응급처치 기구를 두고 인근에서 사고가 나면 교육을 받은 주유소 직원이 응급처치하거나 구급 키트를 지원하는 것이다.
GS칼텍스는 지난해 10월부터 이케아와 손잡고 주문한 제품을 주유소에서 찾아 갈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집에서 가까운 주유소를 배송지로 지정하면 된다. 고객들은 배송비를 3분의 1 정도 줄일 수 있다. 올해 이용자는 지난해의 3배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주유소가 이처럼 변신을 거듭하는 것은 생존을 위한 몸부림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전기차 보급이 확산하고 유가가 상승하는 등 주유소 경영 여건이 썩 좋지 않다”며 “살아남기 위해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