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몸노인 줬다"더니… 공중 화장실서 훔친 에어컨 처가에 설치한 속초시 공무원

강원 고성군 공현진 활어회센터 인근 공중 화장실에서 지난달 30일 오전 11시30분쯤 2명의 속초시 공무원이 에어컨과 실외기를 훔치고 있다. YTN 영상 캡처

 

공중 화장실의 에어컨을 훔치다 적발된 강원 속초시 공무원이 “홀몸노인에게 가져줬다”고 주장했으나 경찰 조사 결과 그의 처가에 설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강원 고성경찰서는 속초시 간부급 공무원 2명을 특수절도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12일 밝혔다. 

 

앞서 이들은 지난달 30일 오전 11시30분쯤 고성군 죽왕면 공현진 활어회센터 인근 공중 화장실에서 에어컨과 실외기를 훔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인근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두사람이 시청 공용 화물차를 이용해 에어컨을 실어나르는 장면을 포착했다. 

 

범행을 주도한 공무원 A씨는 “평소 알던 홀몸노인에게 에어컨을 설치해줬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이 운송 위치를 추적한 결과 훔친 에어컨은 A씨의 처가에 설치된 것으로 밝혀졌다.

 

다른 공무원 B씨는 “단순한 운반인 줄 알았다”며 범행 사실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에어컨을 회수했으며, 조만간 사건을 검찰에 넘길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속초시는 공직 기강 확립을 위해 경찰 수사와 별도로 두사람의 직위를 최근 해제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