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는 위기이자 기회다. 글로벌 지속가능 공시기준을 선도적으로 수용하는 등 전략적인 대응을 통해 위험은 완화하고 기회는 최대화해야 한다.”
13일 열린 ‘2022 세계증권포럼’에서 ‘지속가능 투자기회와 한국 자본시장’을 주제로 토론에 나선 임창규 아크임팩트자산운용 전무는 금융기관들이 지속가능성 관련 분야의 전문성을 높여 적극적인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환 과정에서 창출되는 사업과 투자 기회를 선점해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이은 한국 자본시장의 ‘카본(Carbon·탄소) 디스카운트’를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속가능,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녹색, 전환, 임팩트 금융·투자는 모두 기후위기와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한 자본 공급을 의미한다. 금융은 주로 대출·보증 등의 방식을, 투자는 상장증권·지분취득 등의 의미로 사용된다.
임 전무는 한국의 산업구조가 제조업 중심의 탄소 집약적·수출주도형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탄소중립은 매우 도전적인 과제라고 평가했다. 그는 “도전이라고 해서 방어적이고 수세적으로만 대응한다면 장기적으로 막대한 비용만 초래하기 때문에 진취적이고 적극적인 대응이 중요하다”면서 “녹색 산업과 기존 산업의 전환을 위한 투자는 위험에 대한 경험치가 부족해 초기 위험을 흡수해줄 정책금융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정책금융이 녹색 사업의 시장 실패 위험을 축소하고, 녹색 분야가 기회 요인이라는 신호를 시장에 제공하며, 자발적 민간투자를 유도하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함으로써 시중 유동성이 민간금융기관을 통해 녹색 분야로 투자되도록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임 전무는 산업은행의 녹색 금융 체계와 실적을 선도적인 정책금융 사례로 꼽기도 했다.
그러면서 임 전무는 각 투자 주체별 바람직한 지속가능 투자 대응방안에 관해 설명했다. 우선 국민연금 등 공적 연기금은 기후위험을 포함한 지속가능성 요인을 자산운용 프로세스에 실질적으로 통합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국내 공적 연기금의 ESG 투자는 대부분 국민연금이 하고 있는데, 여전히 ESG 요인들이 운용 프로세스에 실질적으로 통합되지 않는 전통적 방식에 머물러 있다”면서 “글로벌 탄소중립 체제로의 전환기에 중장기 수익률 제고라는 수탁자 이익을 위해서라도 행보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ESG 투자에 미온적인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임 전무는 “ESG 투자 상품에 대한 국내 기관투자자들이나 개인 고객들의 인식 수준이 낮아 시장 수요가 미미하지만, 향후 관련 시장의 확대 가능성 등을 볼 때 적극적으로 운용사 전체의 ESG 관련 수준을 높이고 시장 창출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또 글로벌 수준에 맞춰 한국에서도 전문적인 임팩트 투자 벤처 캐피털들이 설립되거나 일반 벤처 캐피털들이 임팩트 투자로 전향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