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압력 넣었다’ ‘최저임금 받고 어떻게 사냐’ 말씀 무척 거칠다”…권성동 “겸허히 수용”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오른쪽)와 장제원 의원이 15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오찬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인 비서실장 출신인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18일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를 향해 “말씀이 무척 거칠다”라고 비판했다.

 

앞서 대통령실 9급 행정요원 사적 채용 논란에 권 대행이 해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실수를 저격한 것으로 보인다. 권 원내대표는 자신을 향한 비판을 겸허히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장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들은 말의 내용뿐만 아니라 태도를 본다. 권 대행은 이제 집권여당의 대표로서 엄중하고 막중한 책임을 감당해야 하는 자리에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길 바란다”고 적었다.

 

앞서 대통령실 사회수석실에 근무 중인 9급 행정요원 우모씨가 권 대행의 지역구가 있는 강원 강릉시 선거관리위원이자 한 통신설비업체 대표의 아들이라는 사실이 언론보도로 알려지며 논란이 일었다.

 

우씨는 특히 지난 대선 때 윤 후보에게 1000만원의 후원금을 낸 것으로도 전해졌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이해충돌 여지가 있다”라며 권 대행에 맹공을 퍼부은 상황이다.

 

이에 권 대행은 지난 15일 취재진에 “장제원 의원에게 대통령실에 넣어주라고 압력을 가했다. 그래도 7급에 넣어줄 줄 알았는데 9급이더라. 최저임금보다 (월급을) 조금 더 받는다. 한 10만원 더 받는다”면서 “내가 미안하더라. 최저임금 받고 서울에서 어떻게 사나, 강릉 촌놈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권 대행은 16일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가진 ‘원내대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도 “이 9급 직원도 대선 과정에서 선대위, 인수위 과정에서 워낙 열정적으로 일하고 자세도 바르고 대선 기여도도 높아 제가 추천했다”고 거듭 인정했다.

 

또 그는 “우씨의 아버지가 강릉시 선관위원이라는 건 알고 있었다. 제가 4선 국회의원인데 그것도 모르면 거짓말”이라며 “아버지가 선관위원이라고 해서 아들이 특정 정당과 정치인을 지지하지 말란 법은 없다”며 야당의 이해충돌 주장을 일축했다.

 

이어 “이걸 가지고 사적 채용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일반직·별정직 공무원 채용 절차와 방법, 관행에 대해 전혀 모르는 국민을 호도하기 위한 프레임”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장 의원은 “아무리 해명이 옳다고 하더라도 ‘압력을 넣었다’, ‘최저임금 받고 서울에서 어떻게 사냐, 강릉 촌놈이’ 등등의 거친 표현은 삼가해야 한다”라고 일갈했다.

 

또 “권 대표가 7급을 부탁했으나 9급이 됐다는 것도 저는 기억에 없으며, 우씨 역시 업무 능력과 이력, 선거 공헌도 등을 고려해 직급을 부여받았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덧붙여 “저는 권 대표로부터 어떤 압력도 받은 적이 없다. 추천을 받았을 뿐”이라고 거듭 밝혔다.

 

그는 “대통령실을 한달 남짓 만에 새로 꾸려야 하는 당선인 비서실장 입장에서는 국민캠프 행정실, 당 사무처,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 인수위 행정실 그리고 인사혁신처로부터 다양한 추천을 받아 인선을 할 수 밖에 없는 현실적 어려움이 있었다”라고 사적 채용 논란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장 의원은 “저는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으로서 추천자의 지위고하에 전혀 개의치 않았고, 저희 인사팀 또한 저를 믿고 소신껏 일했을 거라 확신한다”고 했다.

 

같은 ‘윤핵관’이자 ‘동생뻘’인 장 의원의 말에 권 대행은 같은 날 “당 소속 국회의원이 대표 직무대행 및 원내대표에게 이런저런 쓴소리를 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장 의원의 지적을 겸허히 수용하고 당내 의원님들이나 당원들의 비판에 대해서도 열린 마음으로 듣도록 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