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디지털성범죄 안심지원센터, 출범 100일 만에 가해자 5명 검거

불법 촬영물 유포 협박한 전 남친 등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3월 29일 동작구 서울시여성가족재단에서 열린 서울 디지털성범죄 안심지원센터 개관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 대학 휴학생 A(25세)씨는 3년 전 헤어졌던 남자친구로부터 다시 만나자는 요구를 받았다. A씨가 이를 거절하자 전 남자친구는 불법촬영 한 A씨의 사진을 유포하겠다며 협박하고, 집으로 찾아오는 등 집요하게 스토킹했다. 결국 A씨는 서울 디지털성범죄 안심지원센터에 도움을 청했다. 서울시의 도움으로 A씨는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변경했고, 가해자는 센터와 경찰의 공조를 통해 검거됐다.

 

서울 디지털성범죄 안심지원센터는 지난 3월 개관 이후 100일간 경찰과 공조해 디지털성범죄 가해자 5명을 검거했다고 19일 밝혔다.

 

검거된 5건은 △여자친구와의 성관계 영상을 불법촬영해 유포하려던 사례(1건) △게임 중 청소년에게 접근해 사진을 받아낸 후 유포 협박한 사례(1건) △대학생 때 만난 후 3년 뒤 연락해 사진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며 스토킹한 사례(1건) △쇼핑몰 아르바이트 불법촬영 사진을 유포한 사례(2건) 등이었다. 센터는 피해 접수가 들어온 건에 대해 채증, 고소장 작성, 경찰서 진술지원, 법률·소송지원 등 전 과정을 밀착 지원함으로써 가해자 검거에 일조했다.

 

지난 100일간 센터에 도움을 청한 디지털성범죄 피해자는 149명에 달했다. 센터는 삭제 신고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1160개의 불법 촬영물을 삭제 지원했다. 영상물 삭제를 포함해 수사·법률 364건, 심리·치유 273건 등 총 2637건을 피해자에게 지원했다.

 

피해자 연령층은 20대가 50명(33.6%)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30대가 28명(18.8%), 아동·청소년이 22명(14.8%)으로 뒤를 이었다. 가해자는 애인(189건, 26.1%), 채팅 상대(189건, 26.1%), 지인(104건, 14.4%), 배우자(19건, 2.6%) 순으로,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범죄가 약 70%를 차지했다. 피해유형은 △유포불안 545건 △불법촬영 348건 △유포·재유포 313건 △성적 괴롭힘 139건 △스토킹 122건 순이었다.

 

최근엔 불법 촬영물이나 합성사진을 갖고 스토킹하거나 성적 괴롭힘을 하는 피해 양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센터는 전했다. 게임, 채팅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 공간이 가진 익명성을 이용해 친구를 성적 괴롭힘의 대상으로 만들거나, 불법 촬영물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며 스토킹하는 사례 등이 센터에 접수됐다. 아동·청소년의 경우 마음에 들지 않는 친구의 사진을 올려 신상정보를 유출하고, 사진을 합성해 불특정 다수에게 성희롱 대상으로 소비되도록 괴롭히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선순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갈수록 신종 범죄가 확대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피해자 맞춤형 지원을 통해 디지털성범죄로 고통받는 시민들이 빠르게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