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20일 “사적 채용, 측근 불공정 인사 등으로 드러나고 있는 대통령 권력의 사유화는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된다”고 윤석열정부를 비판했다. 특히 ‘육상시’라는 표현을 써가며 대통령실 직원 ‘사적 채용’ 의혹 등 정권의 인사 논란을 집중 타격했다. 지지율 하락세인 윤석열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원내 1당으로서 국정 주도권을 쥐고 가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야당이 된 뒤 가진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대통령 가족과 친인척, 측근 비리는 정권뿐 아니라 나라의 불행까지 초래한다”며 “박근혜정부 시절, 청와대의 공적 시스템을 무력화시킨 비선 실세 최순실의 국정 농단은 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졌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의 주요 보직이 검찰 출신 측근들로 채워지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박근혜정부 청와대의 ‘문고리 3인방’에 빗대어 윤석열정부 대통령실은 이른바 검찰 출신 ‘문고리 육상시’에 의해 장악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했다. ‘문고리 육상시’는 검찰 출신인 복두규 인사기획관, 이원모 인사비서관, 주진우 법률비서관,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 윤재순 총무비서관, 강의구 부속실장을 지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각 인선과 관련해선 “법무부, 행정안전부, 국가정보원 등 권력기관 정점에 한동훈, 이상민, 조상준 등 핵심 측근을 임명했다”며 “대한민국을 마침내 검찰 공화국으로 만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윤석열정부 경제정책에 대해선 ‘부자 감세’라고 질타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채 발행은 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감세로 세수가 줄어들면 무슨 돈으로 서민을 지원할 것이냐”라며 “소수 재벌 대기업 등에 혜택이 집중되는 법인세 감세 등으로 국가재정이 축소되는 일은 반드시 막아낼 것”이라고 했다. 또 “‘경제는 심리’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어려울수록 대책과 비전을 제시해 국민과 각 경제주체를 안심시켜야 한다”며 “오죽하면 ‘쇼라도 하라’는 말이 나오겠나”라고 되물었다.
국민의힘은 “내로남불”이라고 꼬집었다.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현재 상황이 경제·민생 위기라는 점과 그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와 함께하겠다는 의지 표명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경제 위기가 지난 5년 동안 문재인정부의 경제정책 실패에서 비롯됐다는 점에 대한 진솔한 인정과 사과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박 원내대표가 대통령 탄핵을 경고했다”며 “169명의 거대 의석을 무기로 언제든 탄핵을 시킬 수 있다는 오만함을 느낀 것이고, 협치의 의지가 있는지 묻고 싶다”고 따져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