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대통령실 사적 채용 논란을 놓고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의 설전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 가운데, 고 의원은 친·인척 및 지인 사적 채용을 비판하는 자신 역시 사적 채용 아니냐는 박 의원의 문제 제기에 대해 “내가 방송만 14년 했다”며 같은 비교선상에 놓는 것에 불쾌함을 표시했다.
고 의원은 20일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 “(박 대변인이) 비아냥대더라. 저 그 당시 나름 검색하면 이름이 많이 나오던 사람이었다”며 “제가 방송만 14년을 했었다. 그 당시 웬만한 프로그램들은 거의 다 진행했었던 아나운서였고, 그런 능력들을 인정받아 인재 영입된 케이스(경우)”라고 했다.
이어 “그 이후 청와대 부대변인으로 시작해 대변인까지 갔던 것”이라며 “비교하려면 좀 제대로 하든지, 제대로 알아보고 하든지, 그저 말꼬투리만 잡으려는 그런 국민의힘 행태를 보면서 ‘아직 정신 차리려면 멀었나’라는 생각도 들더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박 대변인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나는 ‘방송 14년 차 인재’니까 아무 절차 없이 사적 채용돼도 문제가 없다고 말하고 싶은 거냐”라며 “그런 인재가 전국에 고민정 의원밖에 없었을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충분히 대체제가 있는데도 공개 채용 절차 없이 고 의원이 선택됐다면 능력 밖의 무언가가 개입됐다는 것이고, 그게 바로 지인 찬스이자 사적 채용”이라며 “자기 객관화 또한 정치인으로서 중요한 능력일 진데 연거푸 엉뚱한 궤변이나 늘어놓으시면서 스스로 ‘인재’라 칭하는 게 부끄럽지도 않나”라고 덧붙였다.
앞서 고 의원이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사적 채용 논란 사과와 관련 책임자 경질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자, 박 대변인이 “누가 보면 고 의원은 공채로 청와대 대변인 되신 줄 알겠다”고 비꼬면서 설전이 시작됐다.
박 대변인의 저격에 고 의원은 “저는 문재인 대통령의 친인척도 아니고, 민간인 신분으로 대통령 순방에 따라간 적이 없다”며 “이런 식으로 물타기 한다고 해서 의혹이 해소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경고했다.
이에 박 대변인은 “용산에 9급 별정직으로 채용된 강릉 청년도 대통령의 친인척이 아니다. 언제부터 사적 채용의 기준이 친인척 여부였는가”라고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지금까지 ‘누군가의 추천과 압력이 있었다면 불공정한 사적 채용’이라고 비판하더니, 왜 말이 바뀌나. ‘나만 아니면 된다’는 교묘한 구분 짓기로 슬쩍 빠져나가려는 술수 아닌가”라고 맞받았다.
박 대변인은 또 개그맨 김영철씨가 지난 2017년 7월 G20 정상회의 참석차 독일을 방문했던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전용기에 동승했던 일화를 보도한 한 조선일보의 기사를 올리며 “이것도 해명하라”고 했다. 그는 “청와대가 국가 행사에 민간인을 초대해 전용기를 태운 걸로 모자라 셀카까지 공개됐는데, 민주당식 논리로 심각한 국기문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김씨는 당시 청와대 부대변인이었던 고 의원과 함께 독일 동포 오찬 간담회를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