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타우로스’ 보름 전 국내 유입… 인도 입국자 추가 확인

국내 확진자 2명으로 증가

5일 입국 30대 이틀 뒤 양성 판정
밀접 접촉자 4명 역학조사 진행 중
감염 확인 10일 넘게 걸려 ‘변수’

코로나 치료제 BA.5에 효능 확인
전 국민 항체 양성률 조사 본격화
‘롱코비드’ 조사는 8월 시작 예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하위 변이 중 전파력과 면역 회피력이 강해 일명 ‘켄타우로스’로 불리는 ‘BA.2.75’가 이미 2주 전 국내 유입돼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일 확진된 해외 입국자에게서 BA.2.75 바이러스가 확인됐다.

21일 중앙방역대책본부와 충북도에 따르면 국내 두번째 BA.2.75 확진자는 충북도에 거주하는 30대 외국인 A씨다. 지난 5일 인도에서 입국했고, 이틀 뒤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검체 분석 결과 지난 20일 오후 늦게 BA.2.75로 판정됐다. 이에 따라 국내 BA.2.75 확진자는 누적 2명으로 늘었다.

지난 20일 한 선별진료소에서 한 의료진이 PCR검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A씨는 재택치료 후 현재는 격리 해제됐으며, 격리 중 별다른 증상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방대본은 “A씨의 밀접접촉자는 4명으로,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국내 첫 BA.2.75 변이 감염자는 지난 11일 확진 후 14일 확인됐다. A씨의 확진은 이보다 나흘 빠르다. 첫 확진자는 해외여행 이력이 없어 지역사회에 이미 BA.2.75 바이러스가 번져 있을 가능성이 제기됐는데, 실제로 이보다 앞서 국내 BA.2.75가 유입돼 있었던 셈이다.

A씨의 BA.2.75 감염 확인이 확진일로부터 13일이 걸려 변이 감시가 늦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방대본은 “전장유전체 기반 변이 분석은 무작위로 표본을 추출해 진행하며, 검체 수집과 이송, 분석에 10일 이상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BA.2.75 확산 추이는 향후 코로나19 유행 전개에 가장 큰 변수다.

BA.2.12.1처럼 등장 후 BA.5에 밀려 도태될 수도 있지만, BA.5가 주도하는 현 유행이 감소하는 시점에 BA.2.75가 다시 확진자를 증가시켜 ‘쌍봉형’ 유행 곡선을 만들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많다.

임시선별검사소 재설치 21일 서울역 광장에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가 설치되고 있다. 서울역 임시선별검사소는 지난 6월1일 철거됐으나 최근 코로나19가 재유행하면서 오는 25일부터 운영이 재개된다. 정부는 전국에 임시선별검사소 70곳을 추가로 열기로 했다. 연합뉴스

방대본은 지금은 BA.5 확산에 따른 6차 유행 대응에 집중하고 있다. 백신과 치료제를 활용한 고위험군 보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다행히 현재 사용 중인 코로나19 치료제들이 BA.5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립보건연구원이 국내 사용 중인 경구용 치료제 팍스로비드와 라게브리오, 주사제 렘데시비르의 효능을 평가한 결과 BA.5, BA.4, BA.2.3, BA.12에 대해서도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BA.2.75에 대해서도 효과를 분석 중이다.

최근 가와오카 요시히로(河岡義裕) 도쿄대 특임교수 연구팀이 국제적 의학잡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에 발표한 논문에서도 렘데시비르·라게브리오·팍스로비드 3종 모두 바이러스 증식 억제 면에서 BA.2 변이보다 BA.5 변이에서 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방대본은 전 국민 코로나19 항체양성률 조사에 본격 착수했다. 현재 지역, 연령, 유병률 등 특성을 반영한 인구 통계학적 대표 표본 1만명을 선정 중으로, 다음달 조사해 결과는 9월 초 발표할 계획이다. 방역 당국은 기존 통계에 잡히지 않은 ‘숨은 감염자’ 규모와 특성을 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책임자인 김동현 한림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미확진 감염자를 통해 어떻게 확산이 일어나고 있는지 역학적 특성과 기초적인 정보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일괄적인 방역조치가 아닌 위험이 높은 지역·시설만을 대상으로 한 방역대책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한림대 의대 교수가 21일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질병관리청에서 코로나19 항체 양성률 조사 관련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국내 만성 코로나19 후유증, 일명 ‘롱코비드’에 관한 대규모 조사는 다음달 시작된다. 국립보건연구원은 코로나19 후유증 대규모 조사의 주관 연구기관을 선정해 다음달 말 협약 체결 후 연구에 착수할 예정이다. 방역 당국은 소아·청소년을 포함한 대규모 후유증 코호트(집단)에 대해 장단기 관찰을 진행하고, 원인 규명과 치료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