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타우로스’ 2주 전 국내 유입… 확진자 2명으로 증가

5일 입국 30대 이틀 뒤 양성 판정
접촉자 총 18명 중 1명이 첫 확진
3명은 음성… 14명은 결과 안 나와

코로나 치료제 BA.5에 효능 확인
모더나 개량백신 8∼9월 나올 듯
전국민 항체양성률 조사 본격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하위 변이 중 전파력과 면역 회피력이 강해 일명 ‘켄타우로스’로 불리는 ‘BA.2.75’가 이미 2주 전 국내 유입돼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일 확진된 해외 입국자에게서 BA.2.75 바이러스가 확인됐다.

21일 중앙방역대책본부와 충북도에 따르면 국내 두번째 BA.2.75 확진자는 충북에 사는 30대 외국인 A씨다. 지난 5일 인도에서 입국했고, 이틀 뒤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검체 분석 결과 지난 20일 BA.2.75로 판정됐다. 국내 BA.2.75 확진자는 누적 2명으로 늘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0시 기준 7만 1170명을 기록한 21일 오후 대구 중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한 시민이 PCR 검사를 받고 있다. 뉴시스

A씨는 재택치료 후 현재는 격리 해제됐으며, 격리 중 별다른 증상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 접촉자는 18명으로, 이 중 1명이 지난 14일 확진됐다. 방역 당국은 이 확진자에 대해서도 변이 분석을 할 예정이다. 나머지 17명 중 3명은 음성, 14명은 검사 중이다.



국내 첫 BA.2.75 변이 감염자는 지난 11일 확진 후 14일 확인됐다. A씨의 확진은 이보다 나흘 빠르다. 첫 확진자는 해외여행 이력이 없어 지역사회에 이미 BA.2.75 바이러스가 번져 있을 가능성이 제기됐는데, 실제로 이보다 앞서 국내 BA.2.75가 유입돼 있었던 셈이다.

A씨의 BA.2.75 감염 확인이 확진일로부터 13일이 걸려 변이 감시가 늦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방대본은 “전장유전체 기반 변이 분석은 무작위로 표본을 추출해 진행하며, 검체 수집과 이송, 분석에 10일 이상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BA.2.75 확산 추이는 향후 코로나19 유행 전개에 가장 큰 변수다. BA.2.12.1처럼 BA.5과의 경쟁에서 질 수 있지만, BA.2.75가 새로운 유행 곡선을 만들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많다.

21일 오후 서울역 앞에 관계자들이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를 설치하고 있다. 뉴시스

방대본은 현재는 BA.5 확산에 따른 6차 유행 대응에 집중하고 있다. 백신과 치료제를 활용한 고위험군 보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현재 사용 중인 코로나19 치료제들이 BA.5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립보건연구원이 국내 사용 중인 경구용 치료제 팍스로비드와 라게브리오, 주사제 렘데시비르의 효능을 평가한 결과 BA.5, BA.4, BA.2.3, BA.12에 대해서도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BA.2.75에 대한 효과도 분석 중이다. 최근 가와오카 요시히로(河岡義裕) 도쿄대 특임교수 연구팀이 의학잡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에 발표한 논문에서도 렘데시비르·라게브리오·팍스로비드 3종 모두 바이러스 증식 억제 면에서 BA.2 변이보다 BA.5 변이에서 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미크론 변이를 겨냥해 개발한 모더나사의 개량백신은 오는 8∼9월쯤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열린 2차 회의 모두발언에서 “정부는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발생을 낮추는 데 모든 의료역량을 집중하고, 조속한 개량백신 확보에 범부처가 고심해야 한다”며 “투석·분만·소아 환자가 때를 놓치지 않고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현 한림대 의대 교수가 21일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질병관리청에서 코로나19 항체 양성률 조사 관련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방대본은 다음달 전 국민 코로나19 항체 양성률 조사에 착수한다. 지역과 연령, 유병률 등 특성을 반영한 표본 1만명 선정과 검사·분석을 거쳐 9월 초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방역 당국은 통계에 잡히지 않은 ‘숨은 감염자’ 규모와 특성을 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책임자인 김동현 한림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미확진 감염자를 통해 어떻게 확산이 일어나고 있는지 역학적 특성을 파악하면 위험이 높은 지역·시설을 대상으로 한 방역대책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만성 코로나19 후유증, 일명 ‘롱코비드’에 관한 대규모 조사도 다음달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