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을 두고 경찰조직의 내부 반발이 거센 가운데 총경급 간부들이 23일 사상 초유의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열었다. 회의 개최를 만류했던 경찰 수뇌부가 ‘엄정 조치’를 예고하며 이번 회의를 제안한 류삼영 울산 중부경찰서장을 회의 직후 대기발령 조치해, 경찰 수뇌부와 행안부를 향한 일선 경찰의 반발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대통령실은 이번 회의에 대해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내놨고, 행안부는 계획대로 다음달 2일 경찰국을 설치한다는 방침이다.
23일 오후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전국 경찰서장 회의에는 이를 처음 제안한 류 서장을 비롯해 50여명이 현장에 직접 참석했고, 온라인으로도 140여명이 참여했다. 회의장 앞에는 총경급 이상 경찰관들이 실명으로 보낸 무궁화 화분 357개가 늘어섰다. 무궁화는 경찰 계급장을 상징한다.
주로 일선 경찰서장과 지방경찰청 과장을 담담하는 총경은 13만명에 가까운 일선 현장 경찰관들을 지휘하는 핵심 역할을 하기 때문에 ‘경찰의 꽃’이라 불린다. 전국 총경급 경찰관이 650여명임을 감안하면 절반이 넘는 총경급 간부들이 이번 회의를 지지한 것이어서 그 파급력은 이전 일선 경찰관 위주의 경찰국 신설 반대 움직임보다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경찰 내부 반발에 대해 “부적절한 행위가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에는 검찰청, 경찰청, 국세청 등 힘이 센 청들이 있고 검찰청은 법무부 검찰국이, 국세청은 기획재정부 세제실이 관여하지만 경찰청만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관여해서 (부처 관할이) 없었다”며 “지금은 민정수석이 없고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으로 경찰의 힘이 아주 세졌다. 견제와 균형 차원에서 (경찰국 신설이라는) 행안부 정책이 만들어지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찰 반발과 관련,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사항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대통령이 나설 사안이 아닌 것 같다”며 “기강의 문제도 있는 만큼 경찰청과 행안부, 국무조정실 등이 조율해야 할 사항“이라고 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다른 청들과 마찬가지로 견제 차원에서 노력하는 것이지 경찰 장악 시도는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이번 주에 경찰국 인력을 선발하고, 내달 2일 예정대로 출범해 업무를 시작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