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 주변은 공연장이 과거보다 많이 줄었어도 여전히 130여개나 되는 세계 최대 소극장 밀집 지역으로 우리나라 공연예술 중심지다. 하지만 지나친 상업화와 임대료 상승 등에 따른 젠트리피케이션(둥지 내몰림) 현상으로 많은 예술가가 내쫓기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활력을 잃은 상태다.
이런 대학로에 생기를 불어 넣어줄 것으로 기대받는 공공극장과 지원 시설이 잇따라 들어선다. 대학로 ‘터줏대감’ 같은 곳 중 하나인 복합문화공간 동숭아트센터가 탈바꿈한 ‘대학로극장 쿼드(QUAD)’가 지난 20일 개관한 데 이어, 연극 정보 제공과 연극인 역량 강화 지원 등을 하는 서울연극센터, 장애예술인 창작활동을 돕는 서울장애예술창작센터가 오는 11월 문을 연다.
24일 서울시 산하 서울문화재단에 따르면, 재단이 꿈꾸는 ‘신(新) 대학로 시대’를 열 첫 주자는 ‘대학로극장 쿼드’다. 재단의 대학로센터 건물 지하에 마련된 ‘쿼드’는 연극·무용·음악·전통 등 다양한 장르 공연을 무대에 올릴 수 있는 블랙박스(가변형) 공연장이다. ‘쿼드’란 이름은 지난해 설문조사를 통해 선정됐으며, 숫자 4와 사각형으로 상징되는 다양한 사각형 공간(마당)을 의미한다. 장르와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예술적 가능성을 시험하며 새로 도전하는 극장이란 취지가 담겼다.
밴드 이날치·콜드플레이와 협업으로 화제가 된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 김보람 예술감독은 “대한민국 공연예술 메카인 대학로에 새로운 공공극장이 태어나는 것만으로도 다양한 예술을 실험하는 예술가 심장박동은 빨라질 것”이라며 “공연예술이 곧 활기를 찾을 거라 생각하는데, 이 극장이 그 주인공이 되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재단 내 다양한 연계사업과 서울아트마켓,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 주요 공연예술축제와의 협력도 확대한다. 또 대학로센터에 조성한 ‘예술청’을 통해 예술인을 위한 법률·심리 상담과 각종 지원 정보를 제공해 문화예술계가 활력을 찾도록 돕는다.
이 밖에도 11월에는 대학로 연극의 허브 역할을 했던 서울연극센터가 리모델링을 마치고 재개관하며, 서울장애예술창작센터도 새로 문을 연다. 이 대표는 “창작자들에게 예술적 토양을 만들어주면서 시민에게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하는 공공극장으로서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며 “시민이 다시 찾는 새로운 대학로 시대를 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쿼드’ 개관 기념 무대도 풍성하다. 다음달 28일까지 ‘새로운 시대, 새로운 예술가·관객과 함께, 새로운 극장의 가능성을 열다’라는 슬로건으로 11개 장르 12개 작품을 선보이는 축제가 열린다. 극단 풍경의 ‘OiL(오일)’(7월29~31일),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의 ‘생 날 몸뚱아리’(8월6일), 사회적 협동조합 놀터 실크로드 뮤직 프렌드의 ‘전통한류-바람불다’(8월11일) 등 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