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韓 거론하며 의회에 반도체법 촉구

미국내 520억달러 지원안 담아
주한中대사, 양향자위원장 만나
“외부간섭 배제… 中과 협력강화를”

반도체 패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한국과의 협력 강화를 위한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미국 내 반도체산업에 총 520억달러(약 68조원)를 지원하는 반도체산업 육성법안 처리를 거듭 촉구하며 한국을 거론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백악관 사우스코트 오디토리엄에서 화상으로 열린 반도체법 관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워싱턴=AP연합뉴스

AP통신, 정치전문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기업인들과 반도체 관련 화상 회의를 열고 “최대한 빠르게 (반도체) 법안을 통과시켜 내 책상에 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미국은 반도체를 발명했으며 이제는 이를 본국으로 가져올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업가들은 현재 어디에 투자해 반도체 생산을 늘릴지 결정하고 있다. 이들이 결국 한국과 중국, 인도, 일본, 유럽연합(EU) 등에 투자하게 될까”라고 반문하며 “미국이 이러한 반도체 생산 시장을 이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도체 법안에는 미국 정부의 보조금을 지원받는 기업이 향후 10년간 중국과 같이 미국에 비우호적인 국가에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는 행위 등을 금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미국은 최근 반도체 공급망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 중인 칩(Chip)4 동맹을 위한 실무자급 회의를 진행하기 위해 한국에 참여 의사 확인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는 한국 반도체 관련 주요 인사를 만나 “반도체산업 협력에 있어 외부 간섭을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한국에 칩4 동맹 참여를 요청한 상황에서 중국의 견제 행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주한중국대사관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공식 계정에 따르면 싱 대사는 전날 국민의힘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양향자 의원(무소속)과 만나 “중국은 공평·공정한 시장의 원칙을 견지하고 외부 간섭을 배제하고, 반도체 등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세계 산업망과 공급망의 안정성을 수호하는 데 한국과 협력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싱 대사는 같은 날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회동에서 “한·중 수교 30주년을 계기로 경제·무역 분야 조율과 협력을 한층 더 강화하고, 미래에 한국 기업을 포함한 외국 기업에 새로운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