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무역수지가 4개월 연속 적자의 늪에 빠졌다. 넉 달 연속 무역수지 적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성장 엔진’인 수출은 늘었지만, 에너지 가격 고공행진으로 수입이 더 크게 늘어나면서 7월에도 적자를 면치 못했다. 올해 1∼7월 누적 무역수지 적자가 벌써 150억달러를 돌파해 같은 기간 대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복합 위기에 시달리는 한국 경제가 ‘쌍둥이(재정·경상수지) 적자’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마저 나오고 있다.
어제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에 따르면 7월 수출은 607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9.4% 증가했다. 주요국의 긴축 정책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21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나간 건 다행스럽다. 하지만 우리나라 최대 교역국인 대중국 수출이 세 달 연속 마이너스인 것은 30년 만에 맞는 이례적인 상황이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 큰 문제는 수입 증가다. 7월 수입이 654억달러에 달해 증가율이 무려 21.8%다. 6월(19.4%)보다 더 높다. 원유 가격이 1년 전보다 40% 이상 올랐고 가스와 석탄은 2배가 넘는 수준으로 뛰었다고 한다. 산업부가 “최근의 무역 적자는 우리와 같이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일본, 독일, 프랑스 등에서도 발생하는 상황”이라고 했지만 불안감을 떨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