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지난달 27일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은 2017년 10월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에 대해 정중한 입장을 밝혔고, 아직도 귀에 생생하다”며 “새 관리는 과거의 부채를 외면할 수 없다. 한국은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했다. 앞서 박진 외교부 장관이 25일 국회 대정부 질의에서 “사드 3불(不)은 약속이나 합의가 아니라 입장 설명”이라고 한 데 대해 공개적으로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사드 3불은 문재인정부가 중국의 사드 경제 보복을 무마하기 위해 사드 추가 배치와 미국 주도의 미사일방어체계(MD) 참여, 그리고 한·미·일 군사동맹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논란이 된 사안이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문 정부가 밝힌 ‘사드 3불’을 윤석열정부도 계승하라고 요구한 것이나 다름 아니다. 주권 침해가 따로 없다. 사드 배치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한국의 군사적 선택일 뿐이다. 중국이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진정으로 원한다면 북한을 설득해 핵과 미사일 개발을 포기토록 해야 한다. 중국이 북한을 압박해 핵과 미사일을 없앤다면 사드가 한국에 배치될 하등의 이유가 없다. 미국의 MD 참여나 한·미·일 군사동맹 여부도 우리가 결정할 사항이지, 중국이 ‘이래라 저래라’ 할 사안이 아니다. 주제넘은 관여를 멈추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