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여부가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는 가운데 중국이 극초음속 미사일을 공개하고 대만이 실탄사격 훈련에 나서는 등 긴장이 고조하고 있다.
중국은 건군(8월1일) 95주년을 맞아 극초음속 미사일과 강습상륙함 등 첨단 무기 훈련 모습을 대거 공개했다. 동아시아 순방에 나선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가능성에 경고 메시지를 날린 셈이다.
중국중앙(CC)TV는 지난달 31일 육해공군이 다양한 무기를 사용해 목표물을 명중시키는 장면을 담은 84초 분량의 동영상을 공개했다.
중국이 펠로시 의장의 행보에 무력시위를 벌이자 미군 등도 군용기 10여대를 일본에 증파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일본 오키나와(沖繩) 지역 신문 류큐신보는 지난달 30일 오키나와현 소재 미군 가데나(嘉手納) 기지에 미국 내 공군기지 소속 KC-135 공중급유기 9대가 차례로 날아왔다고 1일 보도했다. 또 항공모함 함재 수송기 C2A 그레이하운드 2대와 미국 해군 강습상륙함 트리폴리 탑재기인 MH-60 헬기 1대도 목격됐다. 신문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계획에 따라 미·중 긴장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대만 역시 실효지배 중인 남중국해의 프라타스 군도(둥사군도)와 중국을 마주 보고 대만해협의 도서(島嶼)에서 실탄사격 훈련을 예고하는 등 맞불을 놨다.
대만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대만군은 이달 프라타스 군도와 대륙에 근접해 있는 펑후(彭湖)제도, 진먼다오(金門島), 마쭈(馬祖)열도의 둥인다오(東引島) 등에서 모의 도서 방어작전을 하면서 기존에 배치된 무기를 이용한 실탄사격 훈련을 한다. 대만 해군도 9일, 10일, 18일, 24일 남부 가오슝(高雄)시 서남쪽 해역과 공역(空域)에서 각종 상황에 대응하는 훈련을 한다.
한편 1일 싱가포르 도착을 시작으로 아시아 순방 일정에 돌입한 펠로시 의장은 3일 한국에 도착해 4일 김진표 국회의장을 만나는 등 고위 관계자들과 회동한다. 외교 소식통은 “펠로시 의장이 3일 오후 한국에 도착한 뒤 다음날인 4일 오전 국회를 방문해 김 의장과 간담회를 갖고 이 내용을 언론에 공동 회견문 형식으로 발표할 예정”이라며 “아직 세부 일정이 최종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회견 이후 의장단과 오찬을 함께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만의 인터넷 및 방송 매체인 SET뉴스는 지난달 31일 라디오프랑스인터내셔널(RFI)을 인용해 펠로시 의장이 4일 필리핀 클라크 미국공군기지를 출발해 대만을 방문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 의장 측 발표에 따르면 4일 시점에서는 펠로시 의장이 한국에서 있어 필리핀에서 출발한다는 것이 맞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