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방역 당국의 코로나19 대응이 ‘각자도생 방역’이라는 비판이 제기되자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이 “시간이나 인원 제한을 하는 통제 중심의 국가주도적 사회적 거리두기가 유효하지 않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백 청장은 2일 오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통제 중심의 국가 주도 방역은 지속 가능하지 못하다는 발언은 국민들에게 ‘각자도생하라’고 말한 것 아니냐”는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백 청장은 지난달 19일 브리핑 도중 “통제 중심의 국가 주도 방역은 지속 가능하지 못하고 우리가 지향할 목표도 아니다”라고 발언한 바 있다.
정부의 예측을 넘어서는 유행이 이어질 때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겠느냐는 질의도 나왔다.
백 청장은 이에 대해 “(코로나19)의 치명률이 델타 수준으로 증가하거나 병상 이용률이 심각한 위험수위로 지속되는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를 고려할 수 있다”면서도 “일률적인 사회적 거리두기보다는 감염취약시설이라든지 그동안 (집단감염이) 많이 발생하는 것이 알려진 시설을 중심으로 먼저 거리두기를 시행하려고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최종윤 의원은 “올해 2월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는데, 2월과 확진자 수라든지 접종률이라든지 방역대응체계라든지 바뀐 게 별로 없는데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실 청장의 소신이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백 청장은 “소신이 바뀐 게 아니다”라며 “2월에 거리두기를 하자고 주장한 이유는 당시 의료병상 가동률이 매우 높은 것으로 상황 판단이 됐기 때문에 거리두기를 강화해야 되겠다는 의견을 드린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지금은 위험 위기 징후가 관찰되지 않고 치료제도 충분히 확보를 한 상황이기 때문에 시간이나 인원 제한 같은 거리두기라는 것이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질병관리청이 국민 1만명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항체 양성률 조사 결과가 여름철 재유행 이후인 9월에나 나온다는 지적에 대해 백 청장은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야당 의원들은 보건복지부(복지부) 장관 공백이 길어져 코로나19 재유행 대응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은 “복지부 장관 자리가 69일째 공석이라 방역 공백 문제가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이기일 복지부 제2차관은 이에 대해 “질병청장과 빈틈없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장관님이 빨리 오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여당인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은 “여당으로서 장관 임명이 늦어진 데 대해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린다”면서도 “여기 계신 분들이 충실히 주어진 임무를 잘 해준다면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