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이 격하게 충돌하고 있다. 이번에는 미국 의전서열 3위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앞두고서다. 대만 현지 언론들은 “3일 오전 8시 차이잉원 총통과 만날 예정”이라고 보도하는 등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기정사실화했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 등은 “펠로시 의장이 2일 밤이나 3일 오전 대만을 방문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최근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인권 문제, 미국 주도의 반도체 동맹,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등으로 사사건건 부딪치던 미·중이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으로 치닫고 있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1997년 3월 뉴트 깅그리치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때와는 달라도 너무 다른 분위기다. 미·중의 군사적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은 데서도 알 수 있다. 중국은 극초음속 탄도미사일 둥펑-17로 추정되는 미사일 발사 장면을 공개한 데 이어 신장위구르자치구 핵실험 시설 확장 공사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둥펑-17이 국제사회에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 핵실험 징후도 1996년 7월 핵실험 중단 선언 이후 26년 만의 일이다. 어제부터는 남중국해에서 군사훈련까지 벌이고 있다고 한다. 단순 무력시위가 아니라 군사적 충돌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결의가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