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외교수장, ARF 회의서 만난다

블링컨·왕이 캄보디아에서 조우
박진·日외무 4일 회담 가능성

대만 문제를 두고 미·중 간 군사적 긴장 상황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양국 외교수장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열리는 캄보디아에서 조우한다. 박진 외교부 장관도 ARF를 비롯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해 북핵 외교전 등을 펼칠 예정이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왕이(王毅) 중 외교부장

박 장관은 4∼5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외교장관회의와 아세안+3(한·중·일) 회의,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의, ARF 참석을 위해 3일 출국했다. 박 장관은 이번 회의에 참석하는 아세안 회원국을 포함한 주요국 장관들과 양자회담도 진행한다. 4일에는 박 장관이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무상과 회담할 가능성이 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박 장관의 이번 일정 중 가장 시선이 쏠리는 회의는 ARF다. 아세안 10개국과 남북한·미국·중국·일본·러시아·유럽연합(EU) 등 총 27개 국가·지역으로 구성된 ARF에는 아세안 국가 외교장관들은 물론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왕이(王毅) 중 외교부장, 하야시 일 외무상,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 외무장관 등 한반도 주변 4강 외교수장들이 모두 참석한다. ARF는 북한이 참가하는 유일한 역내 다자안보협의체이기도 하다. 북한은 이번 ARF 회의에 최선희 신임 외무상 대신 안광일 주아세안대표부 대사 겸 주인도네시아 대사를 파견할 것으로 알려졌다.

 

참가국들은 북핵, 대만·남중국해 문제, 우크라이나 사태 등을 놓고 치열한 공방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중국의 반발에도 대만 방문을 강행한 직후에 열리는 이번 ARF에서는 전방위적인 전략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미·중 간의 갈등이 극명하게 노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북한의 최근 강경한 대외 발언 수위를 고려할 때 안 대사가 ARF 무대에서 대남·대미 공세를 이어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 장관은 인도태평양 지역 등 국제 정세를 논의하는 한편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및 도발 위협과 관련해 국제사회에 한반도 정세의 엄중함을 강조하고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를 향한 지지를 요청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