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통일작전’ 리허설 … “대만해협 동부 타격 소기의 성과” [양안 위기 최고조]

‘대만 포위 군사훈련’ 돌입

스텔스機 등 최첨단 무기 동원
유사시 枯死작전 ‘테스트’ 성격

대만 “침략작전 멈출 조치할 것”
영토 수호 의지 밝히며 맹비난

美 항모전단, 대만 동남부 항행
“정기 순찰 일환으로 작전 수행”

중국군이 예고한 대로 4일 대만 포위 군사훈련에 돌입하면서 동아시아에서는 일촉즉발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대만을 관할하는 중국군 동부전구(戰區)는 이날 오후 1시(한국시간 오후 2시)쯤 육군부대가 대만해협 동부 특정 구역에 정밀 타격해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고 발표했다.

대만 코앞에서… 중국군이 예고대로 대만 주변에서 실탄사격 훈련에 돌입한 4일 중국군 헬리콥터들이 대만을 마주보고 있는 푸젠성 핑탄섬의 중국 영공을 비행하고 있다. 핑탄=AFP연합뉴스

이에 따라 대만 정부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대만 정부는 앞서 중국군이 대만을 360도로 포위하듯이 설정한 6개 군사훈련 구역 자체에 대해서도 비난했다. 대만 국방부 쑨리팡(孫立方) 대변인은 3일 온라인 브리핑에서 “4∼7일 대만 주변 6개 해역에서 실시하는 군사훈련은 대만 봉쇄를 시도하는 것”이라며 “중국의 훈련은 대만의 주권 침해이자 국제법 위반이다. 지정된 해역은 대만의 영해까지 미치거나 그것에 매우 가깝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만군은 전쟁 또는 분쟁의 악화를 원하지 않지만 언제든 전투 준비가 돼 있다”며 “대만군은 대만 영토를 수호할 것이며, 침략적 작전을 멈추기 위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군이 설정한 군사훈련 구역에 대해선 “비이성적 행동은 국제 수로의 안전을 위험에 빠뜨리고 국제 질서에 도전하는 것이며, 대만해협의 현상을 깨는 것이자, 지역 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대만 중앙통신(CNA)은 중국 측이 해역을 표시해서 공개한 6개 군사훈련 구역 중 한 곳은 대만 남부 가오슝 해안에서부터 20㎞ 미만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보도했다. 국제법상 영해는 기선(영해 설정 기준)으로부터 12해리(22.224㎞) 이내다.

대만 교통부는 이날 중국군의 군사훈련 구역이 한 곳 추가되고, 기간도 하루 연장됐다고 주장했다. 교통부 항항국(航港局)은 이날 오전 발표한 공고를 통해 “중국이 오전 9시 기습적으로 대만 동부 해역을 훈련구역으로 추가해 7곳으로 늘었고, 훈련 기간은 8일 오전 10시로 연장했다”고 밝혔다.

 

중국 공군 J-10 전투기 편대가 비행을 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중국군은 이번 훈련에 스텔스 전투기, 극초음속미사일 등 전략 무기들까지 대거 동원했다.

중국중앙(CC)TV를 통해 공개된 주요 군사 장비를 보면 중국 최신예 스텔스전투기 J-20 전투기와 극초음속미사일이자 항공모함 킬러보 불리는 DF-17 등 최첨단 무기가 대표적이다.

중국 쪽에서 발사된 미사일이 대만 북부 타이베이(臺北), 중부 타이중(臺中), 남부 가오슝(高雄) 등 대도시 상공을 가로질러 갈 경우 대만 민심에 충격을 줄 수 있다. 대만의 독립 의지를 꺾는 일종의 심리전 효과를 거두는 셈이다.

이번 훈련은 대만 침공 시 대만포위를 테스트하는 차원의 목적도 있어 보인다. 천연가스·원유 등 전략물자를 해상 운송에 의지하는 대만 상황을 감안할 때 해상 봉쇄는 사실상의 고사(枯死) 작전이 될 수 있다. 대만군 예비역 중장인 솨이화민(師化民)은 “대만 지역의 주요 항구와 주요 항로를 위협해 대만을 전면 봉쇄하려는 포석으로 이번 훈련은 대만 무력 통일의 옵션 중 하나(해상 봉쇄)를 테스트하는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신화연합뉴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이번 훈련을 ‘통일작전 리허설’로 규정하면서 “중국군이 대만을 완전히 봉쇄하면서 대만 문제를 둘러싼 중국의 절대적 통제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올가을 제20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3연임을 앞두고 있는 시진핑(習近平) 주석에게 낸시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훼손하는 치명상이 될 수 있다. 현재 전·현임 최고 지도부의 비밀회의인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가 열리고 있는 상황에서 장기집권의 당위성을 얻으려면 여론의 지지가 필수적인 시 주석으로서는 대만이 중국의 영토란 사실을 대내외에 알리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중국의 대만 포위 훈련에 대응해 미국 항공모함 전단은 대만 동남부 필리핀해에서 작전 수행에 나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해군은 “로널드 레이건호와 항모강습단이 필리핀해에서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지원하는 정기적 순찰의 일환으로 통상적이고 예정된 작전을 하는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