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경상수지가 2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지만, 원자재 등 수입 가격 상승으로 흑자 규모는 1년 전보다 30억달러 이상 줄었다.
6월을 포함한 상반기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일단 한은의 전망치를 넘어섰는데, 대(對) 중국 수출 감소 추세 등이 이어질 경우 연간 전망치 500억달러 흑자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6월 경상수지는 56억1천만달러(약 7조3천379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더구나 수출 증가 폭은 대 중국 수출 부진 등 탓에 축소되는 추세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실제로 6월 통관기준 중국 수출액은 1년 전보다 0.8% 뒷걸음쳤다.
상반기 상품수지는 200억1천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흑자 폭이 184억2천만달러 축소됐다.
서비스수지는 4억9천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5월에 이어 2개월 연속 적자지만, 적자 폭은 1년 전보다 5억3천만달러 줄었다.
서비스수지 가운데 특히 운송수지 흑자 규모가 1년 사이 11억2천만달러에서 16억5천만달러로 5억3천만달러 늘었다.
6월 선박 컨테이너운임지수(CCFI)가 1년 전보다 30.0%나 오르는 등 수출화물 운임이 높은 수준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역 완화 등의 영향으로 여행수지 적자액(-6억9천만달러)은 지난해 6월(-4억9천만달러)보다 2억달러 많았다.
상반기 누적 서비스수지는 5억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운송수지 호조 등에 힘입어 작년 상반기 37억5천만달러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6월 본원소득수지 흑자 규모(27억7천만달러)는 1년 전(25억6천만 달러)과 비교해 2억1천만달러 커졌다.
증권투자 배당수입 증가에 따라 배당소득수지 흑자가 16억9천만달러에서 21억1천만달러로 4억2천만달러나 늘어난 데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6월 중 40억6천만달러 늘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38억1천만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8억3천만달러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23억달러 증가했지만,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는 14억5천만달러 감소했다.
황상필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향후 경상수지 흐름에 있어서는 주요국 성장세 둔화·국제 원자재 가격 변동 등이 주된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 국장은 "중국, 유럽연합(EU) 등 주요 교역 상대국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는 점은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주력 품목인 반도체 업황 전개 추이와 글로벌 공급 차질 해소 여부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제 원자재 가격 변동은 수입 급증세 지속 여부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며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최근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는데 이런 흐름이 계속 이어질지, 우리나라 수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은은 이달 말 대내외 경제 여건 변화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경상수지 전망치를 제시할 예정인데, 지난 5월(500억달러)보다 예상 흑자 규모가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경상수지에 대해 "연간 300억∼400억달러 흑자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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