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경상수지가 2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다만 올해 상반기 누적 흑자는 상반기 기준 역대 두 번째로 큰 감소폭을 보이면서 연간 500억달러 흑자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2022년 6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6월 경상수지는 56억1000만달러(약 7조3379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경상수지는 수출입 실적이 반영된 상품수지와 운송·여행 수지 등을 포함하는 서비스수지, 임금·배당·이자소득 등이 합산된 본원소득수지로 구성된다.
올해 상반기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247억8000만달러로, 한은이 지난 5월 발표한 전망치(210억달러)를 넘어섰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169억7000만달러 감소한 규모로, 상반기 기준 2017년(-230억2000만달러)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경상수지는 2020년 5월 이후 올해 3월까지 23개월 연속 흑자를 유지하다가 4월 수입 급증과 해외 배당이 겹치면서 2년 만에 적자를 냈다. 5월에는 한 달 만에 흑자 전환했고, 6월에도 두 달째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다만 6월 흑자 규모는 지난해 6월(88억3000만달러)보다 32억2000만달러 줄었다.
경상수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는 올해 상반기 200억1000만달러 흑자를 냈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184억2000만달러 줄면서 절반 수준으로 급감한 것이다. 이는 상반기 수출(3551억3000만달러)이 반도체, 석유제품 등의 호조로 16% 늘었지만, 원자재 수입이 급증하면서 수입(3351억2000만달러) 증가 폭이 25.2%로 더 컸기 때문이다.
상반기 서비스수지는 5억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운송수지 호조 등에 힘입어 지난해 상반기 37억5000만달러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선 것이다. 본원소득수지는 57억1000만달러 흑자를 냈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흑자 폭이 41억1000만달러 줄었다.
6월 상품수지 흑자는 1년 전보다 39억6000만달러 적은 35억9000만달러에 그쳤다. 한은 관계자는 “대(對) 중국 수출 부진 등으로 수출 증가 폭이 축소됐고, 수입은 원자재가 급증하면서 18개월 연속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서비스수지는 4억9000만달러 적자였지만, 지난해 동월 대비 적자폭은 줄어들었다. 본원소득수지는 1년 전보다 2억1000만달러 많은 27억7000만달러 흑자를 냈다.
상반기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지난 5월 한은 전망치(210억달러)를 넘어섰지만, 올해 전체 500억달러 흑자 달성 여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달 말 한은이 대내외 경제 여건 변화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제시할 연간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가능성도 높다.
황상필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향후 경상수지 흐름에서는 주요국 성장세 둔화·국제 원자재 가격 변동 등이 주된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중국, 유럽연합(EU) 등 주요 교역 상대국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는 점은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국제 원자재 가격 변동은 수입 급증세 지속 여부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