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외교부 장관이 5일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면전에서 "힘에 의한 일방적 현상 변경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일본 등이 대만문제에 대한 중국의 행태나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비난하기 위해 자주 쓰는 표현으로, 한국이 사용한 것은 이례적이다.
외교부 당국자에 따르면 박 장관은 이날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의에서 "가장 절박한 지역·국제정세 몇 가지를 이야기하려고 한다면서 "특히 힘에 의한 일방적 현상 변경은 어떤 상황에서도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는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하자 잇단 무력시위를 벌이고 있는 중국을 견제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회의에는 왕이 중국 외교부장도 참석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박 장관의 대만관련 발언에 대해 "그만큼 굉장히 중요하고 심각하게 이 상황을 보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이 대만해협을 둘러싼 미중 갈등 상황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그는 전날 열린 아세안+3(한중일) 외교장관회의에서는 왕이 외교부장이나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과는 달리 대만 문제를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박 장관은 중국과 필리핀 간 영유권 분쟁이 있는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선 "법칙과 규칙 기반 질서 유지를 위해 역내 국가들과의 협력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선 "그 어느 때보다도 단호하고 단합된 국제사회의 대응이 중요하다"며 "EAS는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비가역적인 비핵화를 촉구하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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