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론에 묻힌 세대교체론… 단일화 무용론까지

민주 경선 초반부터 소멸위기

“앞선 세대와 차별화 실패” 지적
강훈식, 한자릿수 지지율에 충격
박용진, 여론조사에서 반전 기대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세대교체론’으로 기대를 모았던 ‘97세대’(90년대 학번, 70년대생)가 부진한 데 대해 확실한 비전 제시와 앞선 세대와의 차별화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의 직전 대통령 선거 후보 출신인 이재명 의원이 직접 등판한 만큼 다른 후보가 존재감을 보이기는 애초부터 쉽지 않았다고 당내에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아직 충청과 호남 수도권 등 경선 일정이 남은 만큼 박용진·강훈식 두 의원이 의미 있는 득표를 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 의원 캠프 관계자는 7일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지역별 권리당원 투표 결과를 바탕으로 압도적 대세론을 이어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첫 경선 지역이 강원·대구·경북이었던 만큼 경북 출신인 이 후보에게 유리했다고는 하지만, 대세론이 입증된 셈이다. 이 의원 약점으로 지목된 ‘사법 리스크’, 사당화 논란 공세도 크게 개의치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7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민주당 당 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인천 지역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오른쪽부터), 박용진, 강훈식 당 대표 후보가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박·강 두 의원은 반등을 위한 뾰족한 수가 없어 보인다. 박 의원은 대의원 투표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서, 강 의원은 고향인 충청에서 반전을 노리고 있지만, 이 의원의 ‘강력한 리더십’에 밀리는 모양새다. 박상병 인하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사당화 논란에 사법 리스크까지 있다지만 당원들은 윤석열정부에 맞서 싸울 강력한 리더십을 원하는 것”이라며 “비주류인 사람이, 당내 기반이 약한 사람이 당대표가 된다면, 국민의힘이 호재로 볼 것이라는 인식이 기반에 깔려 있다”고 해석했다. 이미 ‘친이재명계’가 당내에서 적잖은 세력을 이뤘는데, 그 정점인 이 의원이 당대표가 되지 않는다면 오히려 민주당이 분열될 수 있다는 취지다. 

 

경선 초반이지만 비이재명 주자 간 단일화도 뚜렷한 변곡점을 만들어 낼 수 없는 만큼, 세대교체론도 물거품이 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박·강 두 의원 득표율을 합쳐봐야 30%가 되지 않아서다. 한 중진 의원은 “세대 교체도 결국 세력이 모여야 할 수 있다”며 “두 후보가 제시한 비전이 지금 시점에는 매력이 없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초반이고, 대국민 여론조사가 발표되는 다음 주말이 지나면 조금 다른 양상이 펼쳐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수도권의 한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충청·호남·수도권을 거치면 투표인단 수가 늘어나니 일단 지켜보자”라고 말했다. 당 일각에선 이 의원의 당선을 막긴 어렵지만 최소한 과반 승리는 저지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도 감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