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유물 해외 이전” 소문에 中 네티즌 분노… 中의 ‘가짜뉴스’ 가능성도 [특파원+]

대만해협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대만 국립고궁박물원의 유물이 외국에 이전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중국 네티즌들이 분노했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발끈한 중국이 강도 높은 군사 훈련을 실시해 전쟁 발발 가능성이 커지자 확인되지 않은 얘기가 퍼진 것이다. 다만 중국이 대만에 대한 가짜뉴스를 통해 심리전에 나선 것을 감안하면 대만 지도부를 공격하기 위한 중국의 ‘인지전(cognitive warfare)’의 일환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9일 대만 타이완뉴스와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즈 등에 따르면 중국내에 대만 고궁박물원의 중국 유물 일부가 ‘보호’를 위해 미국과 일본으로 이전된다는 소문이 퍼졌고 네티즌들은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 등 대만 독립 세력들에게 ‘자격없는 후손’이 되지 말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사진=AFP연합뉴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 등에는 ‘미국 CNN에서 박물원이 70만개의 유물 중 가치가 높은 약 9만개의 유물을 구하는데 집중할 계획으로 유물이 어디에 보관될지, 어떻게 운반될지는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는 글이 퍼졌다. 다른 글에서는 ‘대만 현지 언론에서 박물관이 7월 말 방대한 유물 수집품을 대피시키는 데 중점을 둔 전시 대응 훈련을 실시한 사실을 보도했다’는 내용도 올라왔다.

 

소문이 확산하자 박물원은 “박물원 유물 이전 소문은 가짜 뉴스”라고 밝혔지만 중국 네티즌들은 마치 사실인양 “이유가 무엇이든 문화재를 해외로 가져가는 자는 죄인이 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관영 매체인 글로벌타임즈까지 나서 전문가를 인용해 “긴급 상황 시 해외로 유물을 보내면 중국 본토와 대만 섬 모두에서 시위를 벌이게 될 것”이라며 “대만 사람들도 그러한 계획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대만 고궁박물원은 국민당이 1940년대 중국 본토에서 대만으로 후퇴하면서 중국에 퍼져 있는 각종 황실 유물을 옮긴 후 보관 및 전시한 곳이다.

 

이와 관련 대만은 중국이 대만에 대한 272건의 가짜 뉴스를 퍼뜨리는 심리전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대만 국방부는 “중국 공산당이 1일부터 8일 정오까지 272건의 가짜 뉴스를 퍼뜨렸다 ”군인과 민간인의 사기를 떨어뜨리려는 목적이 크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가짜 뉴스는 △군인과 민간인의 사기 저하(130건) △무력 통일 분위기 조성(91건) △대만 정부의 권위 공격(51건) 등 3가지 유형으로 분류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대만 타오위안 공항에 대한 미사일 공격, 중국 군함의 대만 동부해안 근접과 같은 가짜 뉴스가 소셜 미디어에 돌아다녔다”며 “온라인 커뮤니티와 디지털 미디어의 급속한 발전으로 전쟁 전략이 특히 인지전 영역에서 극적으로 변화해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