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시선 집중인 인기 드라마에는 자폐증 변호사가 등장한다. 여느 사람 못지않게, 아니 그보다 훨씬 맡은 바를 훌륭하게 해낸다. 어쩌면 ‘여느 사람 못지않게’ 이런 표현도 벌써 차별을 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는 건지 모른다. 그런데 그 유능한 변호사는 담당 사건보다 주위의 편견을 극복하는 게 또 하나의 일이고 더 힘들다. 법정에서 상대 검사는 자폐증 변호사의 한계를 들어 공격하고 우연히 만난 회사 동료의 지인은 외모만 보고 무조건 동료의 보호를 받는 장애인으로 취급한다. 변호사라는 전문직인데도 이런저런 편견의 벽에 갇혀 휘청거리는데 그렇지 않은 자폐증 환자들은 얼마나 다양한 차별의 시선을 받고 있는 걸까? 그걸 고스란히 함께 겪어야 하는 부모 마음은 얼마나 찢겨나갈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게 만든 그 드라마가 선한 영향력을 주고 있는 건 틀림없다. 문득 장애아를 둔 한 어머니의 인터뷰가 떠오른다. “평범하게 대해줬으면 좋겠어요. 좀 더 바란다면 따뜻한 시선으로 봐 주고요. 항상 추운 아이들이니까요.”
역삼동에 있는 한 교회에는 장애인들이 운영하는 카페가 있다.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심어 주기 위해 아름다운 기회를 준 것이다. 그런데 아름다운 기회는 그들에게 준 게 아니라 평범한 우리에게 준 것이다. 바로 편견의 벽을 깰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들은 민첩하게 움직였고 커피 맛도 훌륭했고 카페 안은 항상 청결했다. 커피 값이 좀 저렴하다는 것 외에 대형 커피 전문점과 다를 게 없었다. 사람들은 그 카페를 이용하면서 그동안 막연한 편견의 벽에 갇혀 있었다는 걸 몹시 부끄러워하고 미안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