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만에 재개발 사업 담당 부서를 바꿨습니다. 이른 시일에 재개발이 가능하도록 새로운 각도에서 사업을 추진하려 합니다.”
김영길 울산 중구청장은 9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도시의 존립을 결정하는 주체는 결국 주민인데, 25만명이던 중구 인구가 21만명으로 줄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김 구청장은 그러면서 “정주여건 개선과 재개발 사업의 조속한 추진이 중구에서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하는 일”이라고 힘줘 말했다.
김 구청장은 16년간 중구의회 의원과 의장을 역임한 자칭·타칭 ‘중구 베테랑’이다. 그는 “재개발구역 조합원 내부 갈등과 시공사 등 이권다툼에 대한 불신으로 마찰이 심화해 17년간 사업은 지지부진했고, 늘어지는 시간 동안 정주여건은 갈수록 나빠지면서 주민들이 떠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도시과에서 재개발 업무를 담당했지만, 도시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범위 안에서 관리감독만 하겠다는 태도만 보여 고쳐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재개발 업무 담당 부서를 건축과로 바꾸고, 정책사업단을 통해 구청이 직접적으로 관여하고 지원해 재개발 추진에 속도를 내겠다”고 덧붙였다.
우정혁신도시의 지형개선도 필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우정혁신도시는 동서로 길게 뻗어있는 형태로 조성돼 있는데, 이 때문에 중심 상권이 형성되지 않는 등 분산되고 장기적인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김 구청장은 “중구 면적의 47%에 달하는 그린벨트를 조정가능지역으로 풀어 혁신도시의 배후지역에 의료, 상업, 학교시설 등을 유치해 확장하는 등 항아리 모양으로 지형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혁신도시와 원도심을 연결하는 길도 개설해야 한다”며 “다만, 자동차가 움직이는 도로를 만드려면 예산과 시간이 드는 만큼 우선 사람들이 수평으로 이동할 수 있는 길, 통로라도 우선 개설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울산시에 건의했다”고 말했다.
중구에 있는 23개 전통시장을 경쟁력으로 삼아 지역경제를 회생시키는 데에도 힘을 쏟겠다는 게 김 구청장의 계획이다. 그는 “좁은 길, 골목, 오래된 건물 등 불편했던 중구의 특성은 오히려 경쟁력이 될 수 있다”며 “특색있는 전통시장을 만든다면 아주 매력 있는 장소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이어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이 울주군 율리로 이전하면 도매기능을 갖고 있는 새벽시장, 구역전시장에 기회가 다시 오게 된다”며 “주차 문제 해결이 필요한 만큼 시장 입구에 주차타워를 만드려고 현재 부지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구의 현안 중에 쉬운 문제는 없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이런 난제를 풀어가는 게 실력이라는 게 그의 철학이다. 김 구청장은 “취임식 때 ‘비즈니스 구청장’이 되겠다고 했다”며 “부단하게 움직이고, 부딪치고, 노력하면서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그런 구청장이 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