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부터 시작된 폭우로 10대 청소년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되는 등 서울·경기·강원에서 16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서울 서초구에서 실종된 4명은 사흘째인 10일까지 발견되지 못해 주변의 애를 태우고 있다.
◆10대 청소년 급류 휩쓸려… 인명피해 16명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10일 오전 6시 현재 호우로 인한 실종 피해가 1명 늘어 사망 9명(서울 5명·경기 3명·강원 1명), 실종 7명(서울 4명·경기 3명), 부상 17명(경기)으로 집계됐다.
전날 오후 11시 집계보다 실종자가 1명, 부상자가 2명 늘어났는데 모두 경기에서 새로 나왔다. 9일 오후 11시 10분쯤 경기 남양주시 화도읍 마석우천에서 10대 청소년 A양이 친구와 돌다리를 건너다 물에 빠진 후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지난 8일 서울 서초구에서 실종된 4명도 아직 발견되지 못했다. 당일 서초구 한 빌딩 지하 주차장에서 차량 침수 여부를 확인하던 차주가 지하에 들이닥친 급류에 휩쓸려 사라졌으나 아직 수색 중이다. 이 빌딩 주차장이 지하 6층 규모라 배수 작업이 길어지면서 소방당국이 수색에 난항을 겪고 있다.
서초동의 다른 빌딩 인근 하수구에 빠진 남녀도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남매로 알려진 이들은 8일 밤 함께 길을 걷다가 폭우로 배수관이 역류하고 맨홀 뚜껑이 열리면서 이곳에 빠져 급류에 휩쓸렸다. 다른 지하 주차장에서 실종된 1명에 대해서도 수색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진 강원 원주에서는 9일 오후 5시쯤 벌통을 살피러 간 노부부 A(82)씨와 아내 B(78)씨가 실종돼 경찰과 소방당국이 수색 중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노부부가 급류에 휩쓸렸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색 중이나 농지 옆을 흐르는 섬강의 물살이 거세 수상 수색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 집중호우로 인한 이재민은 398세대 570명으로 늘었다. 주로 서울과 경기에 집중됐다. 일시대피자는 724세대 1253명이다.
◆주택·상가 2676동 침수… 누적 강수량 500㎜ 넘어
선로 침수는 10건(서울)이며 철도 피해는 6건(서울 3건, 경기 3건) 있었다. 제방유실 8건, 사면유실 28건 등 재산 피해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주택·상가 침수는 2676동으로, 이 중 서울이 2419건을 차지했다. 경기 120건, 인천 133건이며 강원은 4건이다. 이 외에 옹벽 붕괴 7건, 토사유출 29건, 농작물 침수 5ha, 산사태 11건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정전은 41건 발생해 37건이 복구됐다. 경기 양평, 광주에서는 아직 복구 중이다.
소방당국은 하천급류에서 145명을 구조했으며 742건의 장애물을 제거하고 291곳의 배수를 지원했다.
8일부터 이날 오전 5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경기 양평 526.2㎜, 경기 광주 524.5㎜, 서울 동작구 525.0㎜ 등을 기록했다. 통상 7·8월 한달 강수량이 300∼400㎜ 사이임을 감안하면 한달에 내릴 비가 이틀 사이 물폭탄으로 쏟아진 셈이다.
◆10일 중부지방 소강… 충청권 비 예보
10일 서울 지역 비가 소강상태인 가운데 정체전선이 이동하면서 충청권을 중심으로 최대 300㎜의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일부 강원 남부내륙·산지와 충청권, 경북 북서내륙, 전북 북부서해안에 호우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충남권 남부에는 시간당 30∼50㎜ 내외의 매우 강한 비가, 그 밖의 특보 지역에는 10㎜ 내외의 비가 내리고 있다.
10∼11일 예상 강수량은 충청권, 경북 북부 내륙, 전북 북부 100∼200㎜(충청권 많은 곳 300㎜이상), 경기 남부, 강원 영서 남부, 전북 남부, 울릉도·독도 50∼150㎜다.
충북 청주와 음성, 진천에는 10일 오전 2시 30분을 기해 호우경보가 발효됐다. 나머지 8개 시·군에는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청주에서는 시내를 관통하는 무심천의 물이 불어나면서 이날 오전 3시 40분을 기해 하상도로 전 구간의 차량 통행을 막고 있다. 무심천 수위는 1.1m(청남교 기준)로 통제 수위(0.7m)를 훨씬 웃돌고 있다.
중부지방 집중호우에 한국수자원공사 소양강댐지사는 11일 오후 3시 수문을 열어 홍수조절용량 확보를 위한 방류를 시작한다. 11일 오후 3시부터 19일 오후 4시까지 최대 초당 2500t씩 방류할 예정이다.
방류 시 하류 하천 수위는 최대 1.6m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소양강댐은 한강 유역 피해를 우려해 방류 일정을 예정보다 하루 늦췄다. 현재 소양강댐 수위는 해발 186.6m로 홍수기 제한수위(190.3m)에 육박하고 있다. 소양강댐이 이번에 수문을 개방하면 2020년 8월 5일 이후 2년 만이며, 1973년 10월 완공 이후 17번째 방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