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시청률 15%를 넘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 중이다. 그러면서 ‘자폐스펙트럼장애’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자폐스펙트럼장애는 발달 초기 아동기부터 사회적 의사소통의 어려움과 제한적 관심사, 반복적 행동 등이 나타나는 신경발달장애다. 전문가들은 고래와 같이 자신이 관심 있는 주제에 대해 과도하게 몰입하고, 문을 넘을 때마다 ‘의식’처럼 숫자를 세는 동일 행동을 반복하고,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우영우 모습에 자폐 특성이 잘 담겼다고 평가한다. 우영우라는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통해 “사람들이 자폐에 대해 알게 되고, 이로 인해 사회적 인식이 달라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그러나 전에 없던 관심 같지만, 사실 자폐에 대한 ‘반짝 관심’은 이전에도 있었다. 그것도 여러 번. 대표적인 것이 이미 지난 2005년 영화 ‘말아톤’이다. 당시에도 510여만 관객을 동원하며 대흥행하자 자폐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초원이 다리 백만불짜리, 몸매는 끝내줘요”는 지금 “기러기 토마토 스위스 인도인 별똥별 우영우”만큼이나 국민 대부분이 아는 유행어였을 정도다. 그때도 지금과 같은 ‘열풍’이 불었지만, 관심이 사라지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 뒤 ‘굿닥터’ ‘그것만이 내 세상’ 등이 나왔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자폐에 대한 관심이 ‘잠깐’ 높아지고, 딱 거기까지였다. 사회는 크게 바뀌지 않았다. “집값 하락”을 운운하며 자기 동네 장애인학교 개교를 반대하는 시위가 열리고, 지하철에서 소리 지르는 발달장애아를 향해 불편한 시선을 보내는 행태는 여전하지 않은가.
사랑받는 자폐는 우영우나 박시온(굿닥터)처럼 전체의 20∼30%인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그것도 천재적 능력(서번트스킬)을 갖춘 경우에 한정됐다는 ‘뼈 때리는’ 지적도 예사로 흘려듣기 어렵다. 실제로 자폐스펙트럼장애와 관련한 드라마와 영화 주인공은 대부분 천재적 능력을 갖춘 경우였다. 일반인이 자폐스펙트럼장애에 ‘판타지’를 투영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