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4) 할머니는 15일 윤석열 대통령의 제77주년 광복절 경축사에 대해 “어떻게 광복절에 일본과의 관계 개선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고, 해결되지 않은 역사 문제와 위안부 문제에 대한 말씀은 한마디도 없으신가”라고 비판했다.
이씨는 이날 일본군 위안부 문제 국제사법재판소(ICJ) 회보 추진위원회를 통해 낸 입장문에서 이같이 지적하고, “일본이 아무리 역사를 왜곡하고 우리 명예를 짓밟더라도 일본 비위를 맞추는 게 더 중요한가”라고 따졌다. 이어 “그것이 자유와 인권, 법치를 존중하는 것인가”라며 “일본의 반성과 사죄가 먼저 아닌가. 이 세대가 다시 한번 못난 조상이 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가해국 일본 정부는 그대로 기억해도 모자랄 역사를 전 세계인 기억 속에서 지우고 왜곡하려고 ‘강제성이 없었다’, ‘전쟁 범죄가 아니었다’, ‘교과서에서 삭제하라’, ‘소녀상을 철거하라’며 로비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본이 스스로 위안부 문제를 제대로 해결할 의지가 없다면 우리 정부가 할머니들 명예를 위해 단독으로 유엔 고문방지위원회에 위안부 문제를 회부해 달라”고 호소했다.
계속해서 “그것이 오늘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자유, 인권, 법치라는 보편적 가치 아니겠나”라면서 “그것만이 뻔뻔한 일본에게 진실을 깨우쳐 주고 미래의 화해와 상생을 만들어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또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열한 분밖에 남지 않았다”며 “시간이 없다”는 말과 함께 우리 정부의 일본군 위안부 등 과거사 문제에 대한 조치를 촉구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경축사에서 한일관계에 관해 “과거 우리의 자유를 되찾고 지키기 위해서 정치적 지배로부터 벗어나야 하는 대상이었던 일본은 이제 세계시민의 자유를 위협하는 도전에 맞서 함께 힘을 합쳐 나아가야 하는 이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윤 대통령은 “한일관계가 보편적 가치를 기반으로 양국의 미래와 시대적 사명을 향해 나아갈 때 과거사 문제도 제대로 해결될 수 있다”며 “한일관계의 포괄적 미래상을 제시한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을 계승해 한일관계를 빠르게 회복하고 발전시키겠다”고도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