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 황상동 신라 고분군 도굴 정황

4∼6C 축조… 2006년 사적 지정
2021년 훼손… “굴착·탐침봉 흔적”

삼국시대 역사와 문화를 밝힐 수 있는 유적 중 하나인 경북 구미 황상동 고분군(사진)이 지난해 일부 훼손된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경북 구미시와 문화재청이 최근 누리집을 통해 공개한 ‘도난문화재 정보’에 따르면 황상동 고분군은 지난해 8월 무렵 74호와 77호 고분 주변에서 훼손된 흔적이 발견됐다.



구미시 황상동 일대에 자리 잡은 고분군은 신라가 고대 국가로서 체제를 갖춰 나가던 4∼6세기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되는 경북 북부지역 고분군 가운데 하나로, 2006년 사적으로 지정됐다. 1962년 이후 진행된 발굴 조사와 정밀 지표조사에서 목곽묘(木槨墓·덧널무덤) 59기, 석곽묘(石槨墓·돌덧널무덤) 등 봉토분 총 271기가 확인됐고, 2000여점의 유물이 출토된 바 있다.

그런데 지난해 버섯을 채취하던 한 주민이 훼손된 고분을 발견해 신고했다. 구미시와 문화재청이 조사한 결과, 당시 77호 고분 주변에는 직경 60㎝, 깊이 30㎝ 내외의 구덩이가 발견됐다. 74호 고분의 경우, 구덩이의 크기가 직경 110㎝, 깊이 90㎝ 내외로 더 컸다. 구미시 측은 훼손 현황과 관련해 ‘굴착된 상태로 확인되며 굴착면을 따라 석재가 부분적으로 노출되고 탐침봉 흔적도 잔존’한다며 도굴 가능성도 언급했다. 시 관계자는 “구덩이를 파고 쇠꼬챙이로 주변을 찔러본 흔적까지 확인돼 가능성을 검토했다”며 “지난해 8월 30일 신고를 받고 경찰에 신고했으나, 아직 (용의자는) 잡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여러 가능성을 두고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구미시는 훼손된 부분을 복구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