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평등이 재난이다”…폭우 희생자 추모 위해 뭉친 177개 시민단체

시민단체들이 중부지방 집중호우로 희생된 이들을 추모하는 연대 단체를 결성해 일주일간 활동한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주거권네트워크·너머서울 등 177개 단체는 16일 오전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폭우참사로 희생된 주거취약계층·발달장애인·빈곤층·노동자 추모공동행동’(재난불평등추모행동)을 결성했다고 밝혔다. 재난불평등추모행동은 오는 23일까지 일주일간 활동할 예정이다.

 

민주노총·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민달팽이유니온 등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재난불평등추모행동 회원들이 16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폭우 희생자 추모주간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주거 취약 계층에 대한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규혁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관악구 신림동 반지하에서 숨진 서비스연맹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조 부루벨코리아지부 총무부장 홍모(47)씨를 언급하며 “동료들은 연락을 받고 달려갔지만 울고 절규하면서 안에 있었던 소중한 생명을 구해달라고 외치는 것 이상으론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오늘부터 일주일간 재난에 희생된 분들을 추모하고, 대한민국에서 장애인과 그 가족으로 살아가는 고단한 삶에 대해, 지하 셋방에서 언제든 수해 재난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삶에 대해 얘기하려 한다”고 했다.

 

권달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는 “지하에서 약자로 사는 것도 서러운데, 왜 대한민국에서는 재난이 올 때마다 이렇게 최약체들이 희생되고 있는 건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참가자 120여명은 ‘불평등이 재난이다’, ‘폭우참사 재발 방지 대책 마련하라’ 등 문구가 적힌 검은 종이와 흰 국화꽃을 손에 쥐고 침통한 얼굴로 자리를 지켰다. 일부는 지난주 서울에서 폭우로 숨진 이들의 영정사진 그림이 담긴 액자를 들었다.

 

아울러 재난불평등추모행동은 오는 23일까지 서울시의회 청사 앞에 흰색 텐트 1개 동을 설치하고 그 안에 폭우 희생자를 위한 분향소를 운영한다. 오는 19일 오후 7시에는 분향소 앞에서 추모문화제를 열고 사회적 취약계층이 재난의 희생양이 되는 현실의 변화를 촉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