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 사상 첫 ‘30대·0선’ 당대표로 지난해 6월 임기를 시작한 이준석 대표 체제가 결국 취임 431일 만인 16일 막을 내렸다. 임기 2년을 채우지 못한 불명예 퇴진이다. 이 전 대표는 이날도 폭로 수위를 높이며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을 향한 여론전을 이어갔다.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이 완료됨에 따라 이 전 대표는 이날 자동 해임됐다. 지난해 이 전 대표의 당선은 정치권을 향한 ‘변화와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로 읽혔다. 이후 당 쇄신과 외연 확장, 당원 배가 등의 성과를 냈다. 특히 지난해 3월 대통령 선거와 6월 지방선거를 연이어 승리로 이끌며 실력을 증명했다.
하지만 임기 절반을 지난 시점 리더십의 위기가 찾아왔다. 윤핵관과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당 중앙윤리위의 성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 관련 징계 예고와 맞물려 조기 사퇴론과 조기 전당대회 개최론 등이 흘러나왔다. 지난달 8일 당 윤리위가 이 전 대표에 대해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중징계를 내리면서 대표 권한을 잃고 물러났다. 이후 우여곡절 끝에 당 비대위 체제가 출범했고 마침내 대표직에서 해임됐다.
이 전 대표는 공식 해임되는 날에도 이에 대한 소회 대신 대통령과 윤핵관을 향한 비판의 날을 세웠다. 이 전 대표는 지난달 초 윤 대통령 측과 자진사퇴 시기를 조율했다는 보도에 대해 “누가 그런 얘기를 해서 저는 일언지하에 거절했다”고 밝혔다.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한 이 전 대표는 “지금 상황에서 이런 것들을 협의한다는 것 자체가 오해를 사기 딱 좋고 기본적 신뢰관계가 없기 때문에 제가 거기에서 조금이라도 관심을 보이고 이러면 ‘당신들이 나가서 이준석이 협상을 한다’라고 할 거 아니냐”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