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대 대통령 선거일에 부정 선거가 의심된다며 투표함의 개표소 이송을 막고 시위를 벌인 인터넷 방송인 2명에 대해 법원이 검찰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인천지방법원 영장전담재판부(부장판사 소병진)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유튜버 예으뜸씨(32)와 A씨(39)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고 16일 밝혔다.
재판부는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자료의 내용과 현황을 보면 광범위한 수사를 통해 상당한 증거자료들이 확보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사건의 동기와 경위, 수사와 심문에 대한 태도, 출석 상황, 일정한 주거 등을 종합해볼 때 현 단계에서 피의자를 구속해야 할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이날 오후 1시25분쯤 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하기 위해 인천지법에 도착한 예씨는 투표함을 탈취하기도 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인천 부평구선거관리위원장이 투표함을 안쪽으로 안전하게 옮겨달라고 내게 부탁한 것"이라고 결백을 호소했다.
예씨는 “누가 나를 고소했는지 모르겠지만 억울하다”면서 “이게 거짓이라면 여기 서서 이야기도 못한다. 나는 당당하다”고 입장을 밝힌 뒤 법원으로 들어갔다.
예씨와 함께 영장실질심사를 받기로 예정된 A씨는 예씨가 법원에 도착하기 약 5분 전 혼자 출석했으며, 취재진의 인터뷰는 거부했다.
앞서 예씨와 ‘가로세로연구소’ 등 유튜버들은 지난 3월9일 오후 8시쯤 인천 개표소였던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의 주차장에서 투표함 이송 차량을 막고 시위를 벌였다.
당시 예씨 등은 “산곡2동 제4투표소에서 이동된 투표함이 개표소에 들어갔는데 또 다른 차량이 투표함을 옮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치가 6시간 이상 이어지자 인천경찰청은 다음날인 3월10일 오전 2시쯤 형사기동대 동원령을 내리고 경찰 100여명을 체육관 인근에 배치했다.
투표함은 결국 대치 8시간만인 같은날 오전 4시30분쯤 개표소로 옮겨져 개표가 진행됐다.
인천시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예씨와 A씨를 비롯한 다수의 시위대를 공직선거법 위반 및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예씨와 A씨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