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7일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 내내 다소 굳은 표정으로 일관했다. ‘도어스테핑’(약식 회견) 지속 여부에 관한 질문을 받았을 때만 단 한 번 활짝 웃어 보이며 “계속할 것이다. 대통령직 수행 과정이 국민에게 드러나고 국민들로부터 날 선 비판과 다양한 지적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날 양복에 붉은 계열 넥타이 차림으로 연단에 선 윤 대통령은 종이에 인쇄된 회견문을 읽는 방식으로 약 20분간 모두발언을 진행했다. 이후 약 34분간 이어진 취재진과 질의·응답 때에는 준비된 자료 없이 즉석에서 질문을 받고 답변했다. 당초 예정된 시간보다 14분 더 길어졌다. 윤 대통령은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는 동안 연신 시선을 좌우로 번갈아 두며 머리를 흔드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후 윤 대통령은 참석한 기자들과 일일이 악수한 뒤 퇴장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이번 기자회견은 지난 100일 동안 정치 갈등에 가려져 있었던 정책 성과를 국민께 잘 설명한 자리였다고 생각한다”며 “무엇보다 지난 정부와 결별한 정책 기조의 전환을 잘 보여줬다”고 말했다.
반면 야당 반응은 차가웠다. 더불어민주당 조오섭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 대해 “낯부끄러운 자화자찬에 그쳤고 정작 내용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조 대변인은 “정치적인 국면 전환, 지지율 반등 등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국정 쇄신을) 해서는 안 된다”는 윤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한 뒤 “여전히 국민의 진의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국민의 요구를 수용할 의사가 없는 것 아닌지 의아하다. 국민의 요구를 거부하면서 국민을 위한다고 말하는 것은 새빨간 거짓말이고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의당도 기자회견에 대해 “국민에 대한 진솔한 사과나 국정 기조 전환, 인적 쇄신에 대한 책임 있는 입장은 없고 100일 동안의 국정 성과를 홍보하는 아전인수와 자화자찬, 마이웨이 선언에 그친 기자회견이었다”며 “대단히 실망스럽고 유감”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