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넣지 않고 커피의 맛을 낼 수 있을까? 흔한 커피를 두고 굳이 그렇게 해야 하나 싶지만, 18세기 이미 커피 맛을 들인 유럽에선 부족한 커피를 대체할 것을 찾느라 아우성이었다. 커피를 갈구하는 현상은 과거의 일만이 아니다. 지구온난화로 재배면적이 급감하는 반면 중국, 인도까지 가세해 커피를 대량 흡입하면서 안정적 물량 확보는 인류가 풀어야 할 과제로 부상했다.
1763년 프로이센의 프리드리히 대왕은 오스트리아와 7년 전쟁을 승리로 이끈 뒤 폐허가 된 나라를 재건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런 마당에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커피는 당연히 눈엣가시였다. 커피로 인해 무역적자가 심화하자, 프리드리히는 국가만이 커피를 수입하고 왕이 지정한 곳에서만 커피를 볶게 했다. ‘냄새로 커피를 찾아내는 사람’이라는 뜻의 ‘카피리처’라는 단속반까지 만들어 허가 없이 볶는 것을 코의 감각으로 찾게 했다.
갈수록 가격이 치솟자, 프로이센 사람들은 커피를 대신할 수 있는 재료를 찾느라 혈안이 됐다. ‘커피 대체물’ 또는 ‘대용 커피’는 이런 배경에서 시작됐는데, 커피를 대신하려면 맛과 효능을 동시에 만족시켜야 했다. 신맛, 단맛, 쓴맛이 균형을 이뤄 어느 하나가 다른 맛을 압도해 불쾌함을 주지 않아야 한다. 입안의 점막에 닿을 땐 묽은 시럽이나 우유처럼 매끄럽게 부드러움을 주고, 목 뒤로 넘긴 뒤에는 점막을 마르게 해서 물을 찾게 할 정도로 건조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여기에 알칼로이드 계열과 클로로젠산과 같은 폴리페놀 물질이 정신을 또렷하게 하고 혈류를 왕성하게 하면서 에너지를 솟구치게 해준다. 이런 강력한 효능을 내면서도 재스민이나 장미를 떠올리게 하는 꽃향과 패션프루츠의 상큼함, 딸기잼이나 익힌 파인애플 같은 농밀한 과일 맛을 선사하는 음료는 커피밖에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