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첫 검찰총장 후보자로 18일 낙점된 이원석(53·사법연수원 27기) 대검찰청 차장검사는 '검수완박 2라운드' 국면을 헤쳐나가고, 전 정권 인사들을 겨냥한 수사를 마무리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 후보자가 석 달여간 검찰총장 직무대리로서 안정적인 리더십을 보여온 만큼 조직 앞에 놓인 난제들을 원활히 풀어갈 것이란 기대감이 검찰 내부에서 나온다.
동시에 헌법재판소에 청구한 검수완박법 권한쟁의심판에서 재판관들을 설득해 검찰에 유리한 소송 결과를 얻어내는 것도 과제다.
서울중앙지검 등 일선 검찰청에서 진행 중인 전 정권 관련 수사를 탈 없이 마무리 짓는 것도 이 후보자의 몫이다.
현재 중앙지검은 '서해 피살 공무원 월북 조작' 의혹,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의혹과 관련해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등 문재인 정부의 주요 대북·안보 인사들을 줄줄이 수사 대상에 올려놨다.
민주당 대표 당선이 유력한 이재명 의원과 관련해서도 서울중앙지검이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을, 수원지검이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을 수사하고 있다.
이처럼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을 지휘하는 과정에서 '윤석열 라인'인 이 후보자가 수사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지켜내 공정성 시비에 휘말리지 않는 것도 숙제다.
◇ 안정적 리더십 기대감…조직 연소화 우려도
검찰 내부에서는 이 후보자가 검찰 앞에 놓인 여러 과제를 해결할 적임자라는 평가가 많다.
김오수 전 총장이 사임한 지난 5월부터 검찰총장 직무대리를 맡아 '일하는 검찰'로 조직을 안정적으로 운영해온 데다가, 연수원 동기인 한 장관과 발맞춰 검찰 인사 등에 관여해온 만큼 '식물 총장'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검찰 내 대표적인 특수통으로 '최순실 국정농단 수사' 등 굵직한 수사 경험이 풍부한 만큼 주요 현안 수사 지휘력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일선의 한 부장검사는 "그간 총장 직무 대행으로서 검찰 인사, 수사 준비, 합수단 출범, 조직 분위기 다잡기 등 총장으로서의 일을 다 해왔기에 '역대 최장 총장 공백 기간'이란 말은 전혀 의미가 없는 얘기"라며 "업무 능력, 신임도, 한 장관과의 업무 보조 측면에서 볼 때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 후보자의 연수원 기수가 4명의 총장 후보자 중 가장 낮은 점에서 조직이 지나치게 연소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일각에서 나온다.
검찰 내부의 강한 기수 문화 때문에 이 후보자보다 선배인 24∼26기들이 줄사표를 낼 가능성이 있어서다. 전국 고검장을 비롯해 일선 검찰청에 남아 있는 선배 기수들은 모두 15명이다.
수도권 검찰청의 한 부장검사는 "25기가 고검장을 하는 상황에서 이번 총장 인사로 간부들이 지나치게 젊어지는 연소화가 우려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기수 문화를 깨고 선배 기수들이 잔류해 조직 역량에 힘을 보탤 수 있도록 이 후보자가 설득의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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