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정부 초대 검찰총장 후보에 이원석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낙점되자 검찰 안팎에선 ‘예견된 수순’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검찰총장 공백 상황에서 3개월간 총장 직무대리 역할을 충실하게 해온 그를 차기 총장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이로써 이 후보자는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일 때 최측근에서 보좌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함께 ‘투톱’으로 법무·검찰을 이끌게 됐다. 두 사람은 사법연수원 27기 동기다.
이 후보자는 18일 윤 대통령의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 지명 직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현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저는 총장이라는 막중한 자리에 많이 부족한 사람으로, 비결이나 지름길은 있을 수 없다”며 “앞으로 국민 목소리를 더욱 겸손하게 경청하고 검찰 구성원의 힘을 합쳐 기본권 보호에 모든 힘을 다 쏟겠다”고 말했다.
검찰 내부에선 오랜 ‘수장 공백’이 해소됐다는 점에서 환영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지방의 한 검찰 간부는 이 후보자에 대해 “그동안 특수 수사를 잘해온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며 “지금까지 한 대로 조직 관리 역시 수월하게 하지 않겠나”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수도권 검사도 “특수통이자 기획 등 업무 전반에 능통하다”며 “후배뿐 아니라 선배에게도 직언하는 스타일로 안다. 검찰 수장으로서도 잘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윤석열 사단’이 법무부 장관에 이어 검찰 수장까지 차지하면서 이어질 인사 편중 논란은 극복해야 할 과제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윤석열 사단’은 대통령이 검사 시절부터 같은 생각과 철학을 공유한 사이인데 모두가 검사일 때면 몰라도 국가를 이끌어가는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 검찰총장이 모두 같은 생각을 가진 게 좋은 것인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변호사도 “이재명 의원이나 문재인정부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검사 시절 최측근을 총장에 앉히면 당연히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이 문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7기수 뛰어넘은 총장, 선배들 용퇴 관측도 나오지만
검찰 내부에선 ‘조직 연소화’와 ‘인력 공백’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
이 후보자는 전임자보다 7기수 아래다. 전국 고검장 등 일선 검찰청에 있는 선배 기수들은 15명가량이다. 검찰 관례상 24∼26기 고검장 및 지검장의 사직이 이어질 공산이 크다. 이 경우 또다시 연쇄적인 인사이동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대규모 인력 유출로 이어질 수도 있다. 검찰은 최근 검사 인기가 하락하면서 경력 법관 지원자가 늘고, 육아 등에 따른 휴직 증가로 인력 공백도 심각한 상황이다.
다만 2019년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에 임명될 당시 선배 기수가 검찰에 남았던 전례가 이어진다면 이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 후보자가 총장이 된 후에도 선배 기수들이 잔류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설득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도권의 한 부장검사는 “예전보다 기수 문화가 많이 옅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검찰총장이 가지는 상징성이나 무게감이 있기 때문에 부담을 덜어주는 차원에서 선배들이 ‘용퇴’를 결단할 수도 있다”면서도 “인사를 마친 지 불과 두 달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조직 안정화 차원에서 대검 차장 자리만 원포인트성 인사로 채울 가능성도 커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