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한 남성이 원숭이두창에 걸리면서 코가 썩어 들어가는 증상이 나타났다.
이 남성은 ‘후천성면역결핍증후군’(AIDS․에이즈)과 성병인 ‘매독’까지 장기간 앓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주간 뉴스위크 등의 보도에 따르면 독일에서 원숭이두창에 걸린 40대 남성에게 코가 괴사되는 증상이 나타났다.
의사는 처음에 이 남성의 코에 붉은 반점이 생긴 것을 보고 ‘일광화상’(햇볕화상)으로 진단했다. 하지만 이후 며칠 동안 남성의 코 상태는 악화돼 괴사에 이르렀다.
의사들은 그의 음경과 입을 포함해 몸 곳곳에 원숭이두창과 일치하는 피부 병변이 생긴 것을 보고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했고, 남성은 양성반응을 보였다.
추가 검사 결과, 이 남성은 에이즈뿐만 아니라 장기간 매독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학술지에 공개된 환자의 사진은 매우 끔찍한 모습을 하고 있다. 코 부분의 피부는 건조하게 갈라진 채 까맣게 변했고 코 주변과 입 쪽으로는 원숭이 두창의 발진 특징인 수포가 보인다.
괴사가 발병한 환자의 사례를 설명하는 보고서에서 의사들은 지금까지 원숭이두창 대부분의 사례가 증상이 경미했으며 에이즈 감염이 위험요인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의사들은 이 환자의 사례가 원숭이두창 감염의 잠재적 심각성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리포트는 시간이 지나면서 환자의 상태가 부분 호전됐다고 밝히며 괴사는 되돌릴 수 없지만 감염된 조직을 제거함으로써 치료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해당 보고서는 ‘저널 인펙션(감염)’에 지난 15일 게재됐다.
한편, 아프리카 지역 풍토병이었던 원숭이 두창은 지난 5월부터 아프리카가 이외 지역에서 발병 사례가 나오기 시작했다. 감염되면 수포성 발진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고 급성 발열이나 두통, 근육통 등을 동반하기도 한다.
6월까지만 해도 3000명 정도였던 감염자 수는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으며,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 23일 원숭이두창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