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선교사이자 육영공원 교사로 근무한 호머 헐버트(1872∼1909)는 1891년 최초의 한글 교과서인 사민필지를 저술했다. 그는 1889년 뉴욕 트리뷴지에 한글을 “완벽한 문자”라고 극찬했다고 한다. 한글에 관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4년에는 금관문화훈장에도 추서됐다. 한글은 세계 어느 나라 문자와 비교해도 우월하다. 표의문자인 중국어와 달리 표음문자인 한글은 배우기가 쉬운 데다 자음 14개, 모음 10개로 1만개가 넘는 말을 쓸 수 있다. 하나의 대상을 놓고 수많은 형용사로 미묘한 차이를 표현해낼 만큼 섬세하다.
해방 직후 45%였던 우리나라의 문맹률은 지금은 사실상 제로(0)에 가깝다. 1980년대부터 “의미가 없다”며 더 이상 문맹률 조사를 하지 않았을 정도다. 문맹률의 반대 개념이 문해율이다. 둘을 합치면 100%다. 문제는 실질문맹률이다. 단순히 글을 읽을 수 있다고 해서 끝나는 게 아니다. 최근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에 ‘심심한 사과’가 검색어로 올라왔다. 한 웹툰 작가 사인회 예약 과정에서 시스템 오류가 일어난 데 대해 주최 측이 “심심한 사과 말씀 드린다”고 올린 것이 발단이 됐다. 일부 이용자들은 “안 심심한데…” “앞으로 공지글은 생각 있는 사람이 올려라” 등 트윗을 남기며 주최 측을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