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주말 일부 기능을 보강한 인적·조직 개편을 시작으로 수석급부터 말단 행정관까지 ‘핀셋’ 형태의 대통령실 정비에 나섰다. 대통령실 내부 기강을 강화하고, 자질 부족이 드러나거나 물의를 빚은 인사를 솎아내면서 “문제가 발견되면 즉시 교체한다”는 ‘상시교체’ 기준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의 인사 개편은 한꺼번에 대폭으로 바꾸는 ‘물갈이’가 아닌 최소 폭으로 일부를 교체하는 핀셋식으로 계속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원스트라이크 아웃’ 식의 강도 높은 인사 조치를 내세우며 대통령실 내부 기강 잡기에 나섰다. 보여주기식 물갈이는 하지 않겠다는 기조 하에 인력 재정비에 나선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2일 “수석급 개편을 소폭으로 진행한 반면, 문제가 드러난 행정관들은 상당수 교체할 분위기”라고 말했다.
공직기강비서관실은 대통령실 내부 정보를 언론에 유출한 몇몇 사례에 대해 해당 비서관실 혹은 업무상 연관이 있는 직원들의 휴대폰과 PC 등을 포렌식하며 보안 사고에 강력 대응하고 있다. 문서 유출 정황이 드러난 모 비서관실은 당사자가 소명했지만, 인사위원회를 열어 정식 징계 절차를 밟는 등 ‘원칙에는 예외가 없다’는 기조를 분명히 했다.
수석급 이상에 대한 인사 개편도 계속될 전망이다.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인사 기조는 한꺼번에 바꾸는 게 아니라 할 만한 사람을 찾으면 ‘그때그때 바꾼다’는 것”이라며 “이번에 후임자를 찾지 못해 바꾸지 못한 자리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실 고위직과 관련해) 지난주 기준으로 10여명 정도가 후임 후보군으로 검증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정부의 정책홍보 기능 미흡을 재차 질타했다.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정부가 주택정책을 발표했으나 국민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 신뢰를 얻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며 “(최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8·16 대책’에 담긴) ‘1기 신도시 마스터플랜’도 예전 같으면 5년 정도 걸리는 사안을 최대한 단축하는 방안이 담겨 있지만, 국민에게 제대로 설명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의 주요 정책을 발표할 때는 우리(정부) 시각이 아닌 국민 시각에서 판단해달라, 정책을 언제 발표하느냐보다 국민에게 잘 전달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강인선 대변인이 전했다. 정책홍보와 설명이 부족해 국민들의 오해가 쌓이고 있다는 지적으로 풀이된다. 강 대변인은 “(대통령 지시는) 정부가 정책을 발표할 때는 구체적으로 무엇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국민이 실감할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해달라는 당부”라며 “어떤 정책이 시행되면 이렇게 바뀌는구나 (하고) 금방 알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 측은 작은 정부를 표방하며 규모를 줄인 대통령실 직제를 확대 개편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번에 신설된 정책기획수석에 이어 기획관리실장을 추가하는 아이디어도 제기된 상태다. 김대기 실장은 이에 대해 “조직은 살아있는 유기체로, 늘 필요에 따라서 계속 바뀔 수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야권은 ‘핵심 윤핵관’인 검찰 출신 참모를 교체하지 않는 인사 개편은 의미가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윤 대통령의 최근 인사 개편과 관련해 “인적 쇄신이 아니라 측근 보강에 그치고 있다”며 “인사 라인과 대통령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문제들을 고치라고 한 것인데 홍보수석 교체는 엉뚱한 처방을 내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내각 인사 대참사, 검찰 측근 기용, 대통령실 사적 채용 등 인사가 제일 문제라고 지금껏 지적했는데 비서실장과 이른바 ‘육상시’(검찰 출신 대통령실 참모) 등 인사 라인은 건재하다”며 “이런 인사를 그대로 두고 ‘핵관’(핵심 관계자)에 핵관을 더하는 인사가 무슨 인적 쇄신이란 말이냐”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