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폭우 악재…사과·고추밭 덮친 탄저병

고온다습한 기온이 토양·동물 체내 등에서 오염 일으키며 발생

인체 흡입 시 가려움·종기 생기고 심할 경우 구토나 호흡곤란 오기도

오염된 수확물은 매립 및 소각 처리해야…당국 약제 살포 및 경보 발령 등 조치
폭우가 계속되던 지난 11일 충북 제천의 한 고추 농가에서 탄저병이 발병해 일부 농작물이 피해를 입었다. 제천시 제공

 

전국적으로 수일간 지속되던 폭우가 끝나자 이번에는 고온다습한 날씨가 지속되며 발생한 탄저병으로 농가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충남 청양군 농업기술센터는 집중호우가 내렸던 지난 10~16일 이후 평균 25℃ 이상의 고온다습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농가의 청양고추와 구기자밭 등에 탄저병이 퍼지고 있다고 지난 22일 전했다.

 

경북 농업기술원 역시 17곳의 사과 재배지를 점검한 결과 봉화의 한 사과밭에서 탄저병이 발병한 사실을 발견했다고 23일 밝혔다.

 

탄저병은 오염된 토양이나 동물로부터 생성된 탄저균이 일으키는 전염병이다. 인간이 전염될 경우 가려움이나 종기 형성 등에서부터 심할 경우 구토나 복통,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보이며, 합병증으로 뇌의 수막에 염증이 생기는 수막염을 일으키기도 한다. 잠복기는 노출량 및 노출 경과에 따라 1일에서 최대 8주 가량으로 정확한 예측이 불가능하다. 

 

과수나 채소 등이 탄저병에 감염됐을 경우 통상 열매와 꼭지에서부터 그 증상이 나타나며, 검은 색으로 변해 움푹 패인 형상을 보인다.

 

청양은 특히 800여 농가에서 약 80ha에 걸쳐 국내 구기자의 70% 가량을 생산하고 있으며, 고추 역시 4800여개의 농가에서 약 870ha를 재배하고 있어 큰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경북 역시 국내 유통되는 사과의 60%가 생산되는 지역이다.

 

작물이 감염됐을 경우 병든 잎이나 열매 등을 떼어내 매립하거나 소각해야 하며, 우천 상황에서는 수분 침투를 막는 등의 예방 조치를 취해야 한다.

 

청양 농업기술센터는 농가들에 여러 성분의 적용약제를 1주일에 한 차례씩 교차해 살포할 것을 당부했으며, 경북 농업기술원 역시 모바일앱 등을 통해 사과 탄저병 발생 예보를 수시로 발령하는 등 탄저병 예방 및 발병 사후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탄저균에 감염된 사과. 경상북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