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리거 김민재·이강인…시험무대 통과하고 성공시대 이어갈까

2022~2023시즌 유럽축구 빅리그들이 8월 초 순차적으로 개막해 팀당 2~3경기를 마쳤다. 유럽에서 활약하는 '코리안리거'들도 경기에 나서 오프시즌동안 변화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런데 시즌 극 초반 가장 주목받은 코리안리거가 예상과 달리 전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 손흥민(30·토트넘)이 아니다. 손흥민이 개막 이후 3경기에서 득점포를 침묵하는 동안 오히려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떠들썩했다. 한국축구 수비 핵심 김민재(26)와 최고 유망주 이강인(21)이 각각 자신의 리그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여준 덕분이다.

 

오프시즌동안 튀르키예리그 페네르바체에서 이탈리아 세리에A 강호 나폴리로 이적한 김민재는 데뷔 첫 두 경기에서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뒀다. 16일 베로나와 리그 경기에서 활발한 공격지원 속에 팀의 5-2 대승에 일조했고, 16일 몬차전에서는 수비력까지 뽐내며 4-0 무실점 경기를 펼쳤다. 여기에 후반 추가시간 코너킥 상황에서 세트플레이에 가담해 헤더로 데뷔 득점까지 뽑아냈다. 첫 두 경기만으로 첼시로 떠난 월드클래스 수비수 칼리두 쿨리발리 공백을 훌륭하게 메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나폴리 김민재(오른쪽 두번째)가 22일 이탈리아 나폴리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 경기장에서 열린 AC 몬차와 2022∼2023시즌 세리에A 2라운드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자신의 이탈리아 프로축구 무대 데뷔골을 만들어내고 있다. 나폴리=AFP연합뉴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마요르카에서 두 번째 시즌에 나선 이강인은 16일 빌바오와 개막전에서 86분을 뛴 데 이어 21일 레알 베티스전에서는 풀타임 활약했다. 특히, 베티스전 활약이 스페인 전체에서 화제가 됐다. 절묘한 크로스로 베다트 무리키의 득점을 도우며 시즌 첫 공격포인트를 올리고, 프리킥 상황에서 골대를 맞추는 등 눈에 띄는 모습을 보여준 것. 전 시즌까지 약점으로 지적되온 수비력과 스피드에서도 크게 개선된 모습을 보여줬다. 현지 매체가 “이강인은 올 시즌 완전히 달라졌다. 앞으로 더 좋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리그 첫 두경기에서 눈길을 사로잡은 덕분에 두 선수는 이번 주말 리그 3라운드에서 이변이 없는 한 또 한번 선발로 능력을 펼칠 기회를 잡을 전망이다. 나폴리는 오는 29일 새벽 피오렌티나와 원정경기를 치르고, 마요르카는 하루 앞선 28일 라요 바예카노와 홈 경기를 펼친다.

 

마요르카 이강인(가운데)이 지난 16일 빌바오와 2022∼2023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개막전에서 상대 수비를 제치고 패스를 보내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들에게는 본격적인 시험무대이기도 하다. 나폴리가 첫 두 개라운드에서 상대한 베로나와 몬차는 객관적 전력이 크게 처지는 약체라 김민재의 수비력을 온전히 평가받기엔 힘들었다. 하지만, 3라운드 상대 피오렌티나는 전시즌 리그 7위에 올랐고 올 시즌도 첫 두개라운드에서 1승1무로 무패를 기록중인 만만치 않은 강적이다. 김민재가 맞붙어야할 공격수는 루카 요비치(25)다. 요비치는 독일 분데스리가 프랑크푸르트에서 맹활약으로 지난 2019년 세계 최정상 명문 레알 마드리드에 거액 영입됐지만 끝내 적응하지 못하고 올시즌 피오렌티나로 팀을 옮겼다. 하지만, 지난 15일 크레모네세와 데뷔전에서 득점을 터뜨리며 부활을 알렸기에 반드시 경계해야하는 상대다.

 

앞선 1, 2라운드에서 빌바오, 레알 베티스라는 강팀과 맞붙은 이강인은 이번에는 비교적 해볼 만한 전력의 중위권팀 바예카노와 맞붙는다. 직전 경기들에서 마요르카는 무승부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었기에 수비 중심 경기를 했지만, 이번 경기는 승점 3이 절실하다. 자연스럽게 무리키와 함께 투톱을 이룰 이강인의 공격에서 활약이 요구된다. 베티스전에서 보여준 절묘한 크로스 외에도 슈팅까지 적극적으로 시도해 득점까지 노려야만 한다. 

 

만약 김민재와 이강인이 새로 시작될 시험무대를 성공적으로 해낼 경우 달아오른 이미 불붙은 두 선수에 대한 관심은 시즌 내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렇기에 빅리그 스타를 향해 나아가는 한국축구 두 기둥에게 중요한 한 주다.